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23일 인사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 장남이 할아버지가 받은 훈장을 이용해 연세대에 입학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채용 때 아버지와 같이 쓴 논문을 제출했다는 등의 이른바 ‘가족 찬스’ 의혹도 다뤄졌다.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은 이 후보자 남편(김영세 교수)이 재직 중인 연세대에 장남이 “무슨 전형으로 입학했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전날 국회에 장남이 ‘다자녀 전형’으로 입학했다는 자료를 제출했다가, 당시엔 해당 전형이 없었다는 지적을 받고 독립유공자·국가유공자·국위선양자 자녀·손자녀 등을 위한 ‘사회기여자 전형’을 거쳤다고 정정했다.
이 후보자는 “차남과 헷갈렸다”며 “차남이 다자녀 전형으로 연세대에 지원했지만 입학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후보자 차남은 일본 와세다대에 일반 전형으로 입학했고, 삼남은 연세대에 ‘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했다. 이 후보자는 “(장남이) 국위선양자로 입학했다”며 “시부께서 공무원으로 봉직한 여러 공적을 인정받아 청조근정훈장을 받아 자격 요건이 됐다”고 했다. 그의 시부는 울산에서 4선 의원을 지낸 고(故)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이다.
이 후보자 장남은 2020년 한국계량경제학회지에 자신이 1저자, 아버지가 2저자로 된 논문을 투고하고 2023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채용에 이를 제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보좌진 등에 대한 ‘갑질 의혹’과 관련해 “저의 성숙하지 못한 언행 때문에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뼈저리게 반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갑질을 폭로했던 국민의힘 손주하 서울 중구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해 “정말 가증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장에서는 2017년 이 후보자가 의원실 인턴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는 녹음 파일이 재생됐고, 이 후보자는 당사자에게 “바로 사과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직원은 이날 TV조선에 “소리를 지르고 사과를 한 꼴을 본 적이 없다. 위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여야 의원들에 대한 ‘낙선 기도 명단’을 만들고 통일교 행사에 참석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이른바 ‘이혜훈 비망록’ 의혹에 대해 이 후보자는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