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당 주요 인사들이 ‘당의 공천 시스템 문제가 아닌 개인 일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6일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김씨로부터 “정치권에서 ‘기초의원은 얼마, 단체장은 얼마’라는 루머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며 “당대표로서 공천 헌금 근절 방안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루머는 루머일 뿐”이라며 “2004년 17대 국회에 초선으로 입성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계파 보스에 의한 공천을 없애고 경선을 처음으로 도입했고, 그 이후로 공천 비리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없어졌다”고 했다.

정 대표는 이어서 “(이번 공천 헌금 의혹은)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웠다”며 “그런데 이 외에는 다른 일은 없다고 믿고 있고,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씨가 ‘(과거 공천을) 전수 조사한다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것인가’라고 묻자 정 대표는 “이런 일(공천 헌금)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발본색원 원천봉쇄하는 수밖에 없다”며 “‘클린 선거 암행어사단’을 만들겠다고 했고, 단장으로 경찰 출신 이상식 의원을 어제(5일) 임명했다”고 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1명씩) 17명의 비밀 요원을 만들어서 암행 정찰을 하겠다”며 “그 자체로 경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 대표는 전수 조사를 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것(공천 헌금 의혹)은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먼 에러’에 가깝다”고 했다.

앞서 조승래 사무총장도 지난 4일 국회 기자 간담회에서 “(공천 헌금 의혹은) 시스템상 문제라기보다는 개별 인사들의 일탈로 본다”며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해 조사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6일 아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수진 전 국회의원님이 제기하시는 ‘(김병기 의원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 탄원 처리 부실’에 대해 ‘현재로서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시스템과 결과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나 박 수석대변인은 “저 역시 민주당 공천의 억울한 피해자인 적도 있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진화해 온 민주당의 진심과 시스템을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금 온통 ‘소가 없어졌다’ ‘소는 어디 있느냐’는 질문밖에는 없는데, 총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투 중에 ‘내가 쏜 총알’이 어디로 갔는지 일일이 다 알 수는 없다”고도 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정 의원은 지난 5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그렇게 (공천 헌금 의혹을 당 시스템 문제로 보기) 시작하면, 대선이나 총선에서 표 몇 개가 잘못 나왔다고 전부 다 부정선거라고 하는 ‘윤 어게인’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공천 헌금 의혹은) 조사하다가 만약 공천 시스템에 대한 문제라고 나오면 (그때) 전면 조사를 하고 특검을 하면 된다”며 “지금 일부 개인의 일탈을 갖고 전체적인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진행자가 “한 명이면 그런데, 김병기·강선우 등 의원 2명의 공천 헌금 의혹이 나오다 보니 시스템에 결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은 있을 수 있지 않으냐”며 “민주당이 개인의 일탈이니까 전수 조사는 안 한다고 하는데, (사태를 무마하기 위해) 봉합하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저희가 (시스템 문제를) 감추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고, 공천 시스템을 더 정교하게 할 필요는 있지만 그것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