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11월 14일 경기 성남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진행된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포기 규탄 현장 간담회 도중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5일 사퇴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장동혁 지도부에서 중도 사퇴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중도 지향적인 김 의원이 사퇴한 것은, 장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보다 앞서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 보수 통합·연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지난해 8월, 저는 국민의힘이 국민께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면서 직(職)을 수락했다”고 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의 변화·쇄신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의 소임은 여기까지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당 회의에서도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 재임 중에 계엄 사태가 발생했다는 자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철저히 성찰하고 쇄신하겠다”면서 계엄에 대해 공개 사과했었다. 이 같이 말한 직후 김 의원은 장 대표에게 사의를 표했다.

김 의원은 그간 장 대표에게 수차례 계엄에 대한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 보수 대통합, 중도·외연 확장 등을 주문해왔다고 한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직을 사의 표명한 김도읍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남강호 기자

그러나 장 대표는 지난 2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게)계엄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당대표 개인 판단으로 연대·통합을 얘기할 수 없다” “지금은 (통합·연대보다는) 국민의힘을 키워야 한다” “당내 통합을 위해선 걸림돌부터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했었다. 이는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중도·외연 확장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오는 8일로 예정된 당 쇄신 비전 발표회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 등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나온 김 의원의 중도 사퇴는 장 대표의 리더십에 일정 정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동혁 지도부에서 유일한 현역 중진 의원인 김도읍 의원의 변화·쇄신에 대한 소신은 뚜렷한 것으로 안다”면서 “당내에서 신망이 두터운 김 의원의 사퇴로 관망하던 의원들도 동요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남강호 기자

실제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서 한 중진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가 방향 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언론사 사설을 공유하면서 “왜 다들 아무도 (변화해야 한다는) 말이 없느냐”는 취지로 쓰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 사퇴에 대한 해석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내부갈등은 전혀 아니고, 김 의원은 개인적 사유로 사퇴한 것”이라며 “장동혁 지도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아름답게 물러나셨다”고 주장했었다. 이 직후 김 의원 측이 항의하자, 국민의힘 공보실은 “‘개인적 사유’라는 표현은 취소하겠다”며 “김 의원은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정정했다.

사퇴한 김 의원은 부산 강서를 지역구로 둔 4선 중진 의원이다. 당내에선 계파색이 옅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날 김 의원이 정책위의장 직에서 물러나면서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의에는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 최고위원이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