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범보수 통합론’이 제기됐다. 민심을 중심으로 외연 확장에 나서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강성 당원 중심으로 당을 이끌고 있는 장동혁 대표에게 노선 변경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새해 누가 복 받을까… 현충원서 만난 오세훈·정원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한 뒤 인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오는 6월 3일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할 수 있도록 당의 문을 활짝 열자”며 범보수 대통합을 주장했다. 당 지도부에는 “모든 범보수 세력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선거 승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결집의 장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오 시장은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대표뿐 아니라 국민의힘 대표를 지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까지 포함하는 ‘대통합론’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오는 6일엔 안철수 의원과 만나 중도 확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모인 신년 인사회에서도 오 시장은 “우리 당이 목소리가 높은 극소수(강경 지지층) 주장에 휩쓸리지 않고,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국민 대다수 바람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과감하게 변해야 한다”고 했다.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은 계엄과의 단절을 촉구하며 “해가 바뀌었다.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비상계엄 1주기 때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했던 장 대표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형준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도 최근 장 대표에게 노선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보수는 윤석열(전 대통령)이라는 정치적 생명이 다한 인물에 대한 미련은 내려놓고, 새로운 인물과 정책적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국민의힘은 최악으로 쪼그라들었고, 이런 모습으로는 도저히 선거를 치를 수 없다”며 “제 역할이 있다면, 분열된 보수를 통합하고 재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지도부를 겨냥해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집념이 있다면 통합하고, 탄핵의 강을 건너야 한다고 할 텐데 그런 생각조차 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1일 여의도 당사에서 마련한 신년인사회에서 장동혁(가운데) 대표 등이 기념 떡을 자르고 있다. /뉴시스

유 전 의원은 앞서 한 언론이 보도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총리 제안설에 대해 “대선 기간 제안을 받았으나 무시했다”며 “대통령과 저는 생각이 정말 많이 다르다”고 했다. 지난해 2월 민주당 인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그 자리에서 거절했고, 대선 기간인 5월 김민석 당시 민주당 의원(현 총리)과 이 대통령에게 연락이 왔지만 무시했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과 한때 가까웠던 이혜훈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현 정부와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됐다. 유 전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설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들이 통합과 당 개혁을 요구한 것은 이들 사이에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 초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당 지도부 일각은 “지금 여론조사는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는 사이 우위로 평가되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여당 후보들이 오차 범위 안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제기된 보수 통합, 혁신 요구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았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설날 일장 연설하는 삼촌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며 “자해를 멈추고 지도부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이달 중 당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쇄신안에는 인재 영입, 특보단 구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