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강선우 의원이 2022년 4월 ‘공천 헌금’에 대해 나눈 육성 대화는 MBC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MBC는 제보자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경로를 밝히긴 곤란하다면서도 “김 전 원내대표가 강 의원을 불러 대화를 나누면서 약 30분간 몰래 녹음한 뒤 제3자에게 이 녹음 파일을 공유했다”며 “향후 문제가 됐을 때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증거를 남겨두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자신이 직접 녹음한 게 맞는지, 어떤 경로로 외부에 유출됐는지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또 다른 대화 당사자인 강 의원은 대화가 녹음되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당시 대화는 강 의원이 시의원 출마자에게 받은 1억원에 대해 김 전 원내대표와 상의하는 내용이었다. 강 의원은 “사안을 알게 된 후 너무 놀라고 당황한 상태에서 경황 없이 상황을 보고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과정의 일부였고, 해당 내용이 제가 모르는 상태에서 그대로 녹취된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1일 MBC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약 22분 분량의 대화 녹음 파일에서는 김 전 원내대표와 강 의원이 직접 대면했고 배석자도 없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김 전 원내대표가 말하던 중 강 의원에게 “전화받으라”고 하자 강 의원이 “기자예요, 기자”라고 하며 대화를 계속하고, 김 전 원내대표가 중간에 대화 장소로 들어오려는 사람을 향해 “들어오지 마”라고 하는 대목 등이다.
녹음 파일이 어떻게 흘러나왔는지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 전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진이 출처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직 보좌진의 연쇄 폭로에도 김 전 원내대표가 물러나지 않고 버티던 상황에 녹음 파일이 나왔기 때문이다.
김 전 원내대표 주변에서 유출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해당 대화에서 김 전 원내대표가 ‘못 들은 걸로 하겠다’며 빠져나가려는 태도도 보였지만 ‘돈부터 돌려주라. 원칙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대목도 포함돼 있다. 김 전 원내대표에게 불리한 내용만은 아니란 것이다.
민주당 인사들은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는 현 상황을 우려했다. 한 관계자는 “전에도 녹취록 논란이 터진 적이 있지만 그때는 통화 녹음이었고, 이번엔 대면 대화가 몰래 녹음된 거라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