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19%까지 떨어졌다는 여론조사가 야권에서 화제가 됐다. 다른 조사 결과와 차이가 크고, 조사 표본이 많지 않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많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국민의힘 정치인들 사이에서 “대구·경북 민심이 차가워진 것은 사실”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2~24일 전국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41%, 국민의힘은 20%로 집계됐다. 그런데 대구·경북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전 조사(40%) 때보다 21%포인트나 하락해 19%로 집계됐다. 대구·경북 응답자 가운데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한 사람은 39%로 다른 지역 평균에 비해 10%포인트 높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큰 정치적 변동이 없었고, 지역별 조사는 표본이 많지 않은 만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이 조사의 대구·경북 조사 표본은 97명이다. 최근 실시된 다른 여론 조사들에서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지율은 40% 안팎이다.
다만 지지율 하락에 대해 “전화 면접 조사에서 면접원에게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대답하기가 부끄러운 보수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구·경북 조사 결과가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다른 항목에서 중도층은 물론 보수층에서도 국민의힘 이탈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부산·울산·경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같은 조사 기준으로 23%로 직전 조사(12월 2주 차)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자신의 이념을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의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도 50%에서 44%로 6%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 지역 출마 예정자들은 “냉담해진 지역 민심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기초단체장 출마 예정자는 “아무리 부탁해도 입당 원서를 써주지 않는 분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출마 예정자도 “TK 지역에서 당이 ‘남사스럽다(부끄럽다)’ 싶으면 지지율이 확 빠진다”면서 “지역을 다녀보면 포장마차에서도 우리 당을 칭찬하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장동혁 대표가 변화를 예고한 만큼,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