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4일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처리에 반대하며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했던 장동혁 대표에게 “노고 많으셨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금은)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전 대표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장 대표에게 ‘우호적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한 전 대표는 “우리 당 장동혁 대표가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오늘 기어이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까지 강행 통과시켰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했다.
한때 정치적 동지였던 두 사람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정반대 노선을 걸었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었던 반면 장 대표는 탄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8월 장 대표가 이른바 반탄(탄핵 반대) 노선으로 당대표에 선출된 이후 한 전 대표와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졌다는 평가다.
실제 장 대표가 대표에 취임한 지 석 달 만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 게시판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지난해 한 전 대표의 가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당원 게시판에서 비판했다는 의혹이다. 최근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개인 블로그에 “들이받는 소는 돌로 쳐 죽이겠다”면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시사했다. 그러자 당 안팎에선 “장 대표가 당권을 정적(政敵) 제거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었다.
이런 가운데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민 데 대해 정치권에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영남권 의원은 “윤(尹)어게인 세력이 지지 기반인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의 ‘함께 싸우자’는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