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남강호 기자

여야는 17일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박대준 전 쿠팡 대표의 오찬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로비 의혹을 제기하면서 김 원내대표 측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정쟁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국회 국정감사를 앞둔 지난 9월 5일 박 전 대표를 한 호텔 식당에서 만나 70만원 상당의 식사를 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면서 “당사자(김 원내대표)가 자발적 참고인으로 나와 이 문제를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어떤 로비가 있었는지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원내대표 전 보좌관을 출석시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김 원내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정쟁이라고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매우 악의적인 ‘언플’(언론 플레이)이라고 본다”며 “쿠팡의 대관 업무 담당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보좌진 출신도 있다”고 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자리”라며 “여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는 행위가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청문회./남강호 기자

당시 식사 자리 메뉴와 비용 등도 거론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날 제가 주문한 파스타는 3만8000원이었다”며 “쿠팡의 노동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했고,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 쿠팡에서 도움을 줄 것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민병기 쿠팡 부사장에게 “그날 음식이 파스타 맞느냐”고 물었고, 민 부사장은 “김 원내대표가 속이 좀 안 좋다고 해서 가볍게 먹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누가 식사비를 결제했는지에 대해선 “제가 하지 않아 모르겠다”며 답을 피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원내대표와 밥을 먹었는데 밥값을 누가 냈는지 모른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돈을 누가 냈는지, 누가 초청했는지, 거기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한 문제는 쿠팡이 어떤 식으로 로비를 했는지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은 “9월 5일 특정 장소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했고, 민 부사장은 자리에 있다가 나오고 박 전 대표와 김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눈 후 그 자리가 끝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여기에 로비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