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인천공항 업무보고 중 지폐를 책갈피처럼 끼우는 외화 밀반출 방식을 거론한 것을 두고 “2019년 쌍방울 그룹 임직원들이 대북 송금을 위해 달러를 밀반출할 때 썼던 그 수법 아닌가”라고 했다.
나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어제 이재명 대통령의 인천국제공항공사 업무보고, 참 보기 민망했다”며 “공기업 사장을 세워 놓고 몰아세우는 그 태도, ‘대통령 놀이’에 심취한 골목대장의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질문 내용도 지엽적인, 꼬투리 드잡이용, 옹졸한 망신주기일 뿐. 국민과 국가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고 했다.
또 “그런데 귀를 의심케 한 건 대통령의 그 기이한 ‘집착’이었다.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 사이에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던데? 책을 다 뒤져보라?” 대통령은 왜 하필 그 수많은 밀반출 수법 중에 ‘책갈피 달러 밀반출’을 콕 집어 그토록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을까”라며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그 디테일한 수법, 어디서 많이 들어본 기시감이 든다 했더니, 역시나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2019년 쌍방울 임직원들이 대북 송금을 위해 달러를 밀반출할 때 썼던 그 수법 아닌가. ‘책과 화장품 케이스에 달러를 숨겨라.’ 당시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그 생생한 범죄의 수법이 대통령에게 깊이 각인됐던 모양”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외화 불법 반출 단속 관련 업무에 대해 물었다. 그는 “1만달러 이상은 해외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질문한 바 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은 업무보고 흠집내기가 아니라, 책임 있는 국회 업무에 먼저 나서기 바란다”며 이 대통령을 옹호했다. 박창진 선임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인천공항 업무보고에서 드러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답변은 결코 우연도, 단순한 해프닝도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외화 불법 반출 가능 여부라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질의했음에도, 사장은 끝내 핵심을 짚지 못한 채 동문서답을 반복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