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이 넉 달째 2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면접원과 직접 문답이 이뤄지는 전화 면접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더 낮게 나온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은 “전화 면접 방식은 정확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지난 11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의 전화 면접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44%, 국민의힘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내년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8%포인트 하락한 13%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전화 면접 조사인 한국갤럽이 12일 공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 40%, 국민의힘은 26%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8월부터 이날까지 넉 달째 22~26% 사이로 고착화되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5일 유튜브 채널에 나와 “지금처럼 여권의 정치 보복이 심하다고 판단되면 응답자들이 답변을 조심하게 되고 ‘지지 정당 없음’으로 표기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전화 면접 방식보다는 ARS(자동 응답 방식)가 더 정확하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도 주변에 “우리 당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도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RS 조사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대체로 30% 중반대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오판하고 있다”고 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전화 면접 조사에서 면접원이 물어볼 때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변하기가 창피한 중도·보수층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ARS가 면접 방식보다 정확하다는 것은 엉터리 분석으로, 지금 국민의힘은 자기 객관화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오는 16일 모임에서 중도·외연 확장으로의 노선 변경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초선 모임 대표인 김대식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저는 정확한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제가 계획했던 ‘타임라인’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고 가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앞으로 꿋꿋하게 나아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