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3 계엄 1주년을 맞아 ‘내란 몰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2일 김어준씨 방송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의 1심 사건을 맡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를 향해 “만약 지귀연이 1심에서 윤석열을 말도 안 되는 논리로 풀어주거나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 확인되면 (법 왜곡죄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판·검사와 경찰이 법을 왜곡 적용하면 처벌하는 ‘법 왜곡죄’ 법안(형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조인들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인데 거리낌이 없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 사법 행정 TF는 이날 법원행정처 폐지 등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 최종안을 발표하며 “3일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 소위에서 ‘내란 전담 재판부’ 특별법과 ‘법 왜곡죄’ 법안을 통과시켰다. 모두 법조계에서 “위헌(違憲) 소지가 매우 크다”고 하는 법안들인데, 민주당은 연말에 처리하겠다고 하고 있다.
민주당 사법 행정 TF가 발표한 법원행정처 폐지 최종안은 행정처 대신 사법행정위를 두고 법관 인사 등 법원 행정·사무를 심의·의결하게 한다는 것이다. 위원은 13명이며 비법관이 최대 9명이 들어간다. 위원장은 대법원장이 아니라,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을 받은 비법관 위원 중 한 명이 맡는다.
다만 TF는 초안과 달리 최종안에 ‘대법원장 비토권’을 추가했다. 법관 인사에 대한 사법행정위 의결 사안에 대해 대법원장이 이의가 있으면, 사법행정위가 다시 심의·의결하게 했다. 여권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인사권 침해 등의 위헌 소지를 없애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법학계에선 “사법행정위 설치 자체가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사법권을 법원에 두고, 대법원장이 법관 인사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인호 중앙대 교수는 “우리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사법행정위를 법률 개정으로 설치하겠다는 것은 위헌”이라며 “민주당의 사법권 찬탈 시도”라고 했다.
사법행정위는 사법 행정을 따로 담당하는 사법평의회를 모델로 하고 있다.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이 사법평의회를 뒀다. 다만 이 국가들은 민주당식 사법행정위와 달리 사법평의회를 헌법에 명시된 ‘헌법 기관’으로 뒀다.
게다가 프랑스는 법관, 이탈리아는 법관·검사가 자신의 동의 없이 승진·전보되지 않도록 ‘부동성(不動性)의 원칙’도 헌법에 명시했다. 정치 권력에 의해 법관 등이 부당한 인사를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김종민 변호사는 “민주당이 이런 사법부 독립 보장 장치도 안 뒀다”며 “법관 인사를 장악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내란 전담 재판부’에 대해서도 “위헌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법안은 헌법재판소·법무부·판사회의가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의 내란 사건 재판부와 영장 전담 판사를 추천해,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에 대해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헌법상 사법권엔 법원의 재판의 일환인 ‘사건 배당’도 포함된다”며 “입법부가 관여할 게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법원행정처도 국회 법사위에 “특정 사건에 대해 일정한 방향으로 판결이 선고되길 희망해 특정 성향으로 보이는 특정 법관에게 사건이 배당되도록 영향을 미칠 경우, 헌법상 국민의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는 의견을 냈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15~17세기 영국 성실청(Star Chamber)의 폐단 이후 특별 재판은 안 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내란 전담 재판부는 ‘특정 사건’만을 염두에 둔 사실상 위헌적 특별 재판부 설치”라고도 했다. 독일·일본은 아예 특별법원(재판소) 설치 금지를 헌법에 규정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상 특별법원은 군사법원만 두도록 했다. 한 법조인은 “1961년 군사 정권의 혁명 재판소조차 당시 헌법에 형식상의 근거는 뒀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나치 특별 재판부 같은 발상”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만들려는 법 왜곡죄 역시 위헌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법원행정처를 비롯해 현 정부 법무부·경찰도 법사위에 “판사·검사·경찰에 대한 고소·고발이 난무할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황도수 교수는 “누가 법 왜곡을 판단할 것이냐. ‘죄형 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에 완전히 위배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