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위증 사건 재판에서 집단 퇴정한 검사들을 감찰하라는 지시를 한 것을 두고 27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후폭풍이 불고 있다. 특히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감찰 지시를 사전에 몰랐고 언론을 통해 알았다고 하면서 야권에선 “소관 부처인 법무부까지 패싱한 건 대통령의 명백한 수사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7년 8개월형을 받은 이 전 부지사와 공범 관계로 기소됐다가 대선 이후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순방 후 귀국하자마자 대북 송금 사건 공범인 이화영 재판부터 챙기는 대통령의 기민함이 놀랍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공범 이화영의 무죄 판결을 도와주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니냐”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공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검사들이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재판부 기피 신청 후 집단 퇴정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감찰 지시까지 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연어 술파티 회유’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시스템 붕괴를 어디까지 봐야 하는지 참담하다”고 썼다. 서울고검 공봉숙 검사는 “검사는 형사소송법상 기피 신청권자”라며 “기피 신청이 정당했는지는 재판에서 따질 일”이라고 했다. 부산고검 창원지부 서현욱 검사도 “기소 검사로서 착잡한 심정”이라고 했다.

여당은 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이화영 전 부지사 사건을 조작 기소로 보고 검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집단 퇴정한 검사들을 법정모욕죄 및 직무유기죄로 처벌해 달라고 국수본에 요청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감찰 지시는 공직자의 책무가 무엇인지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했다.

다만 여권 내에서도 “법무부 장관이 감찰 지시를 하면 될 일을 장관도 모르게 대통령이 한 것은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왔다. 정성호 장관은 전날 국회 법사위에 나와 대통령의 감찰 지시에 대해 “직접 전달받진 않았고 언론 기사를 통해 봤다”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