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를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컷오프(경선 배제)해 논란이 되자, 정청래 대표가 1일 “당대표가 부족해서 그렇다”며 사실상 공개 유감 표명을 했다. 친명계에서 “이재명 지우기 아니냐”며 반발하자 닷새 만에 입장을 낸 것이다.

뉴스1 정청래 “지방선거는 제2의 내란 극복 선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가운데) 대표가 2일 전남 순천 아랫장에서 권향엽(왼쪽) 대변인, 김문수 의원과 함께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 “내란 잔재를 청산하는 제2의 내란 극복 선거”라고 했다.

정 대표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시당 임시 당원 대회 연설에서 “유동철 위원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동철 위원장은 이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이었던 작년 총선 때 직접 영입해 험지인 부산 수영에 출마해 낙선한 뒤 이곳에서 지역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 위원장이 이번 부산시당위원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컷오프됐고 이후 친명계는 “억울한 컷오프는 없다고 하더니 거짓이었냐”며 정 대표에게 반발했다. 이에 정 대표는 이날 “유 위원장과 함께하는 당원들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면서 심정을 이해했다”며 “유 위원장에 대해서는 제가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를 앞으로 하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앞서 유 위원장에게 다른 당직을 제안했다고 한다.

정 대표가 친명계 반발이 커지자 일단 사태를 봉합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여권 관계자는 “유 위원장이 앞서 정 대표와 통화할 때 공개 유감 표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이를 수용한 것”이라며 “우선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친명 내부에선 정 대표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정 대표는 2일 전남 나주에서 열린 전남도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도당 임시 당원 대회에선 재차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겠다. 결격 사유가 있어서 부적격자로 판정된 분이 아닌 분은 경선에 다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100% 당원이 주인 되는 경선, 당원들의 마음이 100% 녹아서 관철되는 완전한 민주적인 경선”이라고 했다. 전날 충남 당원 대회에서는 “경선에 불복하고 후보자의 승리를 위해 돕지 않는 후보들은 우리 당원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2일 부산을 비롯해 충남·경남·전남·전북 등 다섯 지역 시도당위원장을 새로 선출했다. 부산 변성완, 충남 이정문, 경남 허성무, 전남 김원이, 전북 윤준병 위원장이 당선됐다. 대부분 정 대표의 당대표 선거를 적극 도왔던 인사들이다. 당내에선 “지난달 치러진 경북도당위원장(임미애 의원)을 빼면 이번 시도당위원장 선거는 ‘정청래의 사람’들로 채워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