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진행된 과방위의 종합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딸 결혼식에 답지한 화환 사진이 화면에 걸려 있는 가운데 질의를 받고 있다. /남강호 기자

여야는 29일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현지(50)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65)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거취를 놓고 충돌했다.

국회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주도로 김현지 실장이 빠진 국정감사 증인 채택 명단을 의결했다. 내달 6일 대통령실 국감을 앞두고 김 실장 증인 채택이 결국 불발된 것이다. 반면 대통령실의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 윤기천 총무비서관 등은 증인으로 채택됐다.

현행법상 국회는 출석일 7일 전까지 증인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내야 출석 의무가 발생한다. 대통령실 국감이 내달 6일 열리기 때문에 최소 이달 30일까진 증인에게 출석 요구서가 도달해야 한다. 30일 여야의 추가 협상으로 김 실장 증인 채택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날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에만 출석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각종 부처의 업무 보고로 오전 질의 시간이 너무 짧다면서 오후 국감에도 출석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운영위에서 “국감이 치킨인가. (오전·오후로 나눠)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현지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대통령 부부에 대해 할 말이 없으니,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 참모 하나를 끄집어내 제1 야당에서 총력을 다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김 실장이 오전에라도) 나오면 (정치 공세라는 것이) 뽀록(들통)날까 봐 그것도 안 받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 실장의 증인 출석 문제는 이번 국감 기간 내내 쟁점이 됐다. 이 문제로 국회 상임위 17곳 가운데 최소 8곳이 이번 국감 때 파행을 빚었다. 앞서 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 임명됐지만, 야당의 국감 출석 요구를 받은 뒤인 지난달 29일 관례상 국감에 출석하지 않는 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우상호 정무수석비서관은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김 실장은 국회에 출석할 거다. 100% 출석한다”고 했고,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0일 김 실장의 출석 여부에 대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사실상 김 실장 증인 채택을 막았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권 최고 실세가 누구인지 이제 국민 모두가 정확하게 알게 됐다”며 “여당이 총력을 다해 김 실장의 보호막이 돼주고 있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김현지 여사에 대해 최대한 질문 시간을 축소하려고 하는 것은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며 “‘오전 참석’이라는 카드로 생색만 내보려는 것”이라고 썼다.

이날 국회 과방위는 최민희 위원장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의 여파로 파행됐다. 최 위원장은 국감 기간에 국회 사랑재에서 딸 결혼식을 올린 데다 모바일 청첩장에는 신용카드 결제 링크까지 들어 있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과방위에서 “최 위원장을 과방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국민에게 많은 상처를 주고도 반성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정말 후안무치하다”며 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또 국민의힘은 국감장에 ‘딸 결혼식 거짓 해명 상임위원장 사퇴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붙였고, 민주당 산하 기구인 ‘을지로위원회’에 최 위원장을 신고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러 문제를 제기했지만 오늘은 (사실) 확인 국감이기에 국감을 하겠다”며 “국감이 끝나고 나면 모든 문제 제기에 대해 사실만 확인해 페북(페이스북 글)을 올리겠다”고 했다. 이어 “국감을 진행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많은 말들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발언 도중 휴지로 눈물을 닦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위원장석 앞에서 사퇴를 요구한 뒤 퇴장했고 최 위원장은 그대로 국감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