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9일 한미 정부가 관세 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한 데 대해 “협상 타결에 대한 대내외의 압박과 낭설을 이겨낸 국익·실용·실리 외교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런 성과는 이재명 대통령의 뚝심 덕분”이라며 “이 대통령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지난 7월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 투자 가운데 현금 투자는 5% 미만’이라고 설명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한 것은 “투자 구조를 축소·왜곡해 국민을 기만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뉴스1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우리 정부가 새로운 무역·통상 질서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 냈다”며 “내란으로 혼란했던 우리 경제에 정말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의 세부 내용에 대해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와 반도체 관세 조정, 일부 품목의 최혜국 대우 적용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을 걷어냈다”고 평가했다. “농업 시장 추가 개방을 막아내며 우리 농업과 농촌을 위한 방어도 철저히 해냈다”고도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이 같은 결론을 이끌어낸 데 대해 “오직 국민과 국익만 바라보고 뚝심 있게 협상을 추진해 온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한·미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은 우리 경제를 굳건히 떠받치는 힘이 될 것이다. 코스피 4000 시대는 뉴노멀이 되고, 코스피 5000 시대를 향한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협상 타결로 수출 기업들은 불확실성이라는 짙은 구름과 안개를 걷어냈고, 수출 주요 품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타결을 이끌어낸 협상단의 수고를 격려하고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야말로 대단한 협상이었다”며 “대한민국 제조업의 ‘퀀텀 점프’가 기대된다”고 했다. 허 수석부대표는 이어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 외교가 최대 성과가 될 것”이라며 “23차례 장관급 실무 협상을 이끌며 대단한 협상 결과를 만들어낸 대통령님을 비롯한 모든 ‘팀 코리아’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박홍근 의원은 “우리 협상단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국익을 지켜낸 결과”라며 “모든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익을 우선한다’는 뚜렷한 원칙으로 협상단을 뒷받침한 이 대통령의 뚝심 덕분이다. 우리 대통령님과 정부 협상 관계자 모두 진짜 수고 많으셨다”고 했다. 박 의원은 “코스피가 오늘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정말 내일이 기다려지는 오늘을 사는 기분을 제대로 느낀다”고 했다.

강득구 의원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싸운 이 대통령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오늘만큼은 여야를 넘어,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정부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야 할 때”라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뉴스1

반면 국민의힘은 협상 타결을 환영하면서도 세부 내용에 대해 “우려가 앞선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마무리됐다”며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일본과 비교해 결코 잘된 협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이 일본의 절반 수준이고, 준(準)기축통화국인 일본과 경제·외환 체급이 다르다”며 “그럼에도 미·일 협상과 유사한 구조로 협상을 진행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히 “이재명 정부가 지난 7월 30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며 ‘현금 투자는 5% 미만이고 대부분은 보증 한도’라고 설명해 국민을 안심시켰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박 수석대변인은 “타결된 결과를 보면, 실제 현금 투자만 2000억 달러, 한화로 약 284조원에 달한다”며 “결국 정부가 투자 구조를 축소·왜곡해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서 “더구나 정부는 협상 타결 직전까지도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이 외환시장 안정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더니, 이번 협상에는 한미 통화 스와프는 빠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2000억 달러 현금 투자 약속으로 우리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과 환율 급등, 국가 부채 증가와 같이 앞으로 겪게 될 영향과 부작용이 상당한데, 이러한 부담을 자초하고도 이제 와서 ‘통화스와프 필요성이 줄었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자기모순적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또 한국이 미국에 연 최대 2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한 데 대해 “정부는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외환 보유액을 감소시키지 않고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연간 150억 달러에 불과하며, 정책 금융기관의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을 모두 포함해도 최대 200억 달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에서 제시된 연 200억 달러 투자는 이미 그 한계선에 도달한 규모로, 외환 보유액을 허물지 않고서는 환율 안정을 자신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포장돼 투자처에 대한 손실 방지 장치도 명확히 정리돼 있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아울러 이번 관세 협상의 결과는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사안으로, 헌법 60조 및 통상조약법상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국회 패싱’ 외교를 시도해서는 안 되며, 이번 관세 협상의 구체적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히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