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 단장인 김병주 최고위원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20대 한국인 3명 구출 등 캄보디아 현지 활동 성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캄보디아에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범죄에 가담했던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혀 논란이 된 가운데, 김 최고위원은 20일 이들이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이라며 “일단 이들을 구출해 빨리 송환해서 처벌하고 처벌이 끝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 국가와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캄보디아로 출국해 18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한 아파트형 호텔에 감금돼 있던 정모씨 등 20대 한국인 3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청년 3명과) 18일에 면담을 했는데, 로맨스 스캠 초기 단계를 했다고 한다”고 했다.

진행자가 ‘한 교민은 구출한 청년 가운데 양팔에 문신이 가득한 청년은 피해자가 아니라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주장했고, 언론들은 왜 구출이라는 표현을 쓰느냐고 지적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최고위원은 “이분들을 수사해보면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이라며 “본인들이 강압에 의해 한 면도 있을 것이고, 사기를 쳤으니까 국내에 피해를 본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일단 국가가 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부터 지켜내는 것이고, 일단 구출해 내고 한국에 빨리 송환해서 수사해서 법적 처벌을 주고, 처벌이 끝나면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고 정치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악의 소굴에 있으면 이분들의 생명을 담보할 수 없지 않으냐”며 “그렇기 때문에 구출이 당연한 것”이라고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도 “(3명에 대해) 법적 책임은 강하게 물어야 한다고 본다”며 “그렇지만 법적 책임을 다한 이후에는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국가와 국민이 같이 도와야 한다”고 했다.

지난 18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캄보디아에서 구출했다고 밝힌 한국 청년 정모씨의 모습. 양팔에 문신이 있다. /독자 제공

한편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는 한 교민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김병주 의원은 SNS에 마치 본인이 구조 작전을 이끈 것처럼 ‘영웅담’을 올려 교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교민은 “캄보디아 경찰은 이미 급습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나, 한국 측의 ‘신호’가 오지 않아 구조가 늦어졌다”며 “정치적 효과를 노린 홍보용 쇼가 아니었느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실제 구조는 현지 교민들이 조용히 진행해 왔고, 김병주 의원은 단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것뿐이다. 정치인이 언론과 SNS에 ‘내가 구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캄보디아에서 정씨 등 3명을 ‘구출’하기 위해 한편으로는 한인회에, 다른 한편으로는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한인회를 통해 3명의 위치를 확인했는데,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에게 이 정보를 전달하며 도움을 청하자 이 공무원이 ‘한인회 등 다른 경로를 통한 구출 시도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구출 시도 소식이 범죄 조직에 들어가면 3명을 찾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김 최고위원은 “그래서 (한인회를 통한 구출 시도는) 중지시켰는데, 그것이 아마 (교민에게는) 서운하셨을 것 같다”고 했다. “그전까지는 한인회하고 정보 교류를 많이 했는데, 급박한 상황에서 작전을 하고 보안을 유지하다 보니까 그다음부터는 제가 (한인회에) 정보를 주지 않았다. 거기서 서운해하셨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