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올해 대통령실 특별감찰관 추천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17일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권력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친인척 및 수석·비서관 이상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됐다. 실제 임명된 사례는 박근혜 정부 당시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유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여당은 현재 “논의 중인 게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 당시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 “권력은 본인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견제받는 게 좋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공언’에도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미루는 데는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27년 동안 이 대통령 측근으로 활동해 온 김 실장은 최근 총무비서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이동하면서 ‘국감 불출석용 보직 변경’ 논란이 불거졌다.

국감이 시작되면서 국민의힘은 김 실장에게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김 부속실장을 둘러싼 (이화영 전 경기 부지사) 수사 개입 정황은 단순한 의혹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 측의 조직적 수사 개입 의심으로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정쟁의 중심이 되는 상황에서 여당으로선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비서관급인 김 부속실장은 특별감찰관법에 감찰 대상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다. 특별감찰관실 출신 한 법조인은 “하지만 대통령 친인척, 수석급 이상의 비위에 연루됐을 때는 감찰을 받을 수 있다”며 “인사 개입 같은 문제도 대상일 수 있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의 지시는 결국 보여주기용이었나”라며 “이 대통령이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 지금 즉시 국회에 추천을 요구하고 민주당에 즉각 논의토록 조치하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현지 때문 아닌가”라는 말도 나왔다. 반면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관련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물러난 이후 9년째 공석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국회에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을 요청했지만, 이후 고위직 비리를 전담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신설됐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공약으로 걸었지만, 국민의힘이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연계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특별감찰관이 없는 상태에서도 매년 사무실 임차료와 파견 공무원 인건비 등으로 1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돼 왔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일단 집권하면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 태도가 달라졌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들과 다르다면 국회에 추천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