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의혹 제기와 논란이 16일 계속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익명의 제보자를 근거로 김 실장의 사생활 의혹을 보도한 한 매체를 허위·조작 혐의로 고발했고,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목소리가 담겨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녹음 파일을 내세워 이재명 정부를 공격했다.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뉴시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김 실장에 대한 허위·조작 보도를 했다며 인터넷 매체 한미일보를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매체는 지난 13일 익명의 제보자 발언을 근거로 ‘김 실장의 아들이 유력 정치인을 닮았으며, 현재 싱가포르에서 유학 중’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이 같은 주장의 신빙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본지는 제보자가 이 대통령과 주변 인물에 대해 상당히 심도있게 파악한 내용들을 여러 차례 검증했다”면서도 “(김 실장 관련 의혹을) 교차 검증하지 못해, 제보자의 신빙성에서도 불구하고 아직 일방의 전언에 그친다는 점을 밝힌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용기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실장을 향한 악의적 허위 보도와 인격 살인에 가까운 가짜뉴스를 유포한 한미일보 기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며 “피고발인들은 지난 12~13일 한미일보 기사 등을 통해 김 실장을 상대로 불륜, 혼외자 출산, 국고 남용, 간첩 의혹 등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을 반복적으로 유포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명백한 거짓의 적시이자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 행위”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전용기 국민소통위원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실 앞에서 김현지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대한 허위 조작 보도 의혹을 주장하며 한미일보에 대한 고발장 접수하기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김 실장이 이 대통령의 선거 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실장은 권력의 몸통이었나. 김 실장으로 알려진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심각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녹음파일 속 김 실장은 단순한 보좌진이 아니었다. 권력의 돈줄을 틀어쥔 곳간지기, 공천의 물줄기까지 좌지우지한 그림자 실세였다”고 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국정 키는 김 실장의 손 안에 있다고 의심할 수 밖에 없다”며 “이것이야말로 권력 사유화이자, 묵과할 수 없는 국정농단”이라고 했다.

최 대변인이 언급한 녹음파일은 유튜버 백광현씨가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김 실장의 목소리라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음성을 말하는 것이다. 백씨가 공개한 파일에 따르면, 한 인물이 “정확하게 지정을 해줘야 지사님한테 보고하고 통장 관리를 맡기지” “우리 도지사 선거 때도 20억 차입했어요. 6000만원 차입을 왜 해? 지사님 6000만원 있어요” “500억짜리 선거를 하면 당에서 최소 200억을 내고 펀드를 300억을 한다는데” “웃기지 말고 걔네한테 한 300억을 땡겨와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거죠” 등을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백씨는 이 음성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을 경기도청 공무원 소속으로 돕고 있던 김 실장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음성이 실제 김 실장인지, 누구와 통화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기도 성남시의회 이덕수 시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16 /남강호 기자

또한,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전과(前科)도 추가 공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덕수 성남시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실장이 자행한 ’2013년 성남시 괴문자 발송 정치 공작’의 피해 당사자로서 그 실체를 국민 여러분께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 시의원이 공개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2013년 10월 김 실장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2013년 1월 당시 성남 지역 시민단체인 ‘성남의제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이던 김 실장은 불특정 다수의 휴대전화로 ‘충격 성남 새누리당!! 성추행 이덕수’라는 허위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3만3071건 전송해 이 시의원 등을 비방할 목적으로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이 시의원은 당시 김 실장에게 민사소송도 제기했고 500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이 시의원은 이날 “정치 공작으로 유죄를 받았던 김 실장은 성남시에선 시정농단, 경기도에서는 도정농단, 지금은 국정농단 의혹까지 받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 실장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 문제로 여야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김 실장이 소속된 대통령실의 소관 상임위는 국회 운영위원회다. 운영위는 당초 지난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실장의 국감 증인 채택 문제를 논의하려고 했지만 이 회의는 민주당 요구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