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연말에 주택 공급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이번 대책은 정부의 아마추어적인 사고 방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한정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관계부처 합동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되었다”며 “서울시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10월 16일자로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했다. 한 의원은 “기 발표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은 연말까지 세부 추진 계획을 확정토록 하겠다”며 “보다 저렴한 양질의 공공주택이 지속적으로 공급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한 공식 발언은 하지 않았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이재명 정부의 고뇌와 진심이 느껴진다”면서도 “하지만 좋은 곳, 좋은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을 계속 억누르기만 해서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인프라가 좋은 지역의 고가 주택 가격을 억지로 붙잡고 있으면, 결과적으로 부유층이 더 싼 가격에 좋은 집을 사도록 하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보다 더 나은 도시가 부동산 대책”이라며 “결국 서울보다 더 욕망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만이 진짜 해법”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청년·서민 죽이기 대책이자 ‘주택완박(완전 박탈)’”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 집값이 들썩이고, 좌파 정권이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란 확신만 심어주고 있다”고 했다.
장 대표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 것이 아니라 시장을 정지시켰다”며 “전세 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반영되면서 전세 난민이 대거 양산될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이번 대책은 사야 할 곳을 미리 알려주는 좌표 찍기 대책”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공급은 없는데 수요를 때려잡는 묻지마 규제로는 집값을 절대 잡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인 박성훈 의원은 이날 “또다시 규제 일변도 정책과 금융 원칙을 무시한 대출 옥죄기 수요 억제 대책은 이재명 정부의 아마추어적인 사고 방식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며 “이번 대책으로 청년·신혼부부 등 서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의 길은 막혔고, 투기 수요도 제대로 잡지 못해 결국 ‘주택시장 양극화’만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주택을 투기 수단으로 여기고 집 가진 걸 적폐로 몰아가는, 전형적인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서울 부동산 시장에 계엄을 선포했다”며 “오늘의 망국적 부동산 규제 발표로 대한민국의 부익부 빈익빈은 더욱 빨라질 것이고, 청년들의 주거 사다리는 박살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라는 말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그대로 따라하면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건 무슨 생각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욕 잘하는 문재인이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으로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 2.0을 선언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주차 공간이 세대당 1.1대 이하로 설계된 지하 주차장 없는 구축 아파트, 혹은 아파트가 아닌 형태의 공간에 사는 젊은 세대가 신축 아파트를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투기심이냐”고 했다. 이 대표는 “아침마다 차를 밀고, 1년에 두세 번은 내 차에 잔 스크래치가 나도 연락 한마디 없는 상황, 그리고 브레이크를 채운 채 평행 주차한 차 때문에 회사에 지각해본 경험이 싫어서 신축 아파트로 가고 싶어 하는 마음은 지극히 합리적인 욕구”라고 했다.
야당의 거센 비판에 민주당 원내대변인인 김현정 의원은 “투기 세력을 비호하는 궤변에 ‘계엄’ 운운이라니, 자성의 모습이란 전혀 없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김재섭 의원의 ‘계엄 선포’라는 비난에 이어, 장동혁 대표는 ‘청년·서민 주택 완전 박탈’이라는 자극적인 딱지를 붙였다”며 “윤석열의 ‘진짜 계엄’에는 침묵하더니 민생 정책에 ‘계엄’을 운운하는 행태야말로 ‘도둑이 매를 드는’ 적반하장의 전형”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시장 친화’를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시장은 투기 세력과 부자들만의 리그일 뿐”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투기 거품을 빼는 것이지, 더 많은 빚으로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