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지원(83) 의원과 국민의힘 신동욱(60) 의원이 ‘반말 소동’으로 충돌했다. 박 의원이 질의 도중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반말을 하자, 신 의원이 거센 항의를 한 것이다. 박 의원은 22대 국회 최고령 국회의원이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법무부 등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상대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한 질의를 하고 있었다. 이 전 부지사는 이 사건으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술과 외부 음식을 동원한 회유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한 것이다. 앞서 이 전 부지사는 재판 때도 ‘술자리 회유’ ‘진술 조작’ 등 의혹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박지원 의원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작성했던 ‘쌍방울이 주가 조작을 하는데 우리가 개입할 수 없다며 손을 뗐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국정원(내부 메인 서버)에 존재한다. 검찰과 법원도 가지고 있다”며 “그런데 이 중요한 보고서가 (이 전 부지사 재판 때) 증거로 채택이 안됐다. 이것부터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국회 정보위 위원도 겸직하니까, (정보위가) 열리면 국정원에 감찰과 감사를 요구하겠다”며 “저는 이 전 부지사를 솔직히 말해서 (사적으로) 잘 모른다.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 부지사를 할 때 본 적도 없다”고 했다. 다만, 법원은 이 전 부지사 재판 당시에도 국정원 내부 문건 등을 근거로 내세운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을 일절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의원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를 이어가려 했지만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끊겼다. 그 직후 국민의힘 측 법사위원들이 박 의원의 질의 도중 끼어들며 발언을 제지시켰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측 법사위원들을 향해 “조용히 해”라고 소리쳤다. 이에 신동욱 의원은 “왜 자꾸 반말을 하세요”라며 받아쳤다. 박 의원이 “(나한테) 반말 할거면 해”라고 하자, 신 의원은 “왜 혼자서만 계속 반말을 하세요. 연세 많으시다고 반말해도 됩니까. 존칭해주세요”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스물세 살 차이로 박 의원이 연장자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위원장이 허락하겠습니다. 박 의원님에게 (발언 시간) 1분을 더 드리세요”라고 말했다. 신 의원 등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박 의원의 추가 발언 중에도 계속 항의하자, 박 의원은 “나는 옛날부터 너한테 말 내렸어”라고 했다. 그러나 추 위원장은 신 의원에게 “(박지원 법사)위원의 질의를 방해하지 마세요”라며 두 차례 경고를 했고, 경고 누적 시 퇴정시키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여야 의원들도 이 다툼에 끼어들었고 한동안 소란이 계속 됐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예의가 없어, 예의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위원장께선 회의 진행을 좀 공정하게, 공평하게 해주십시오”라고 했다. 추 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말싸움을 수차례 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