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기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겠다며 개설한 ‘기업 불편·부담 신고 센터’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9년 2월 서울·수원·대전·광주·대구·부산 등 6개 지역에서 각각 신고 센터 개소식을 열었다. 감사원은 관공서의 소극적인 업무 처리나 법규 적용 오류, 재량권 남용, 불합리한 제도 운영 등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불편·부담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송 의원이 감사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이 접수해 처리한 신고는 2021년 808건, 2022년 708건, 2023년 528건, 지난해 446건, 올해 1~7월 329건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는 기업이 신고를 하더라도 감사원이 불편 사항을 해결해주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접수된 신고 2819건 가운데 문제가 해소·시정된 경우는 46건(1.6%)에 불과했다. 1700건(60.3%)이 ‘단순 종결’, 548건(19.4%)이 ‘조사 후 종결’ 처리됐는데, 신고를 한 기업 입장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가 없는 것이다. 311건(11.1%)은 다른 기관으로 이첩됐고, 180건(6.4%)은 신고가 취하됐다.
32건은 감사원의 감사 실시로 이어졌는데, 이는 전체 신고의 1.1%에 해당한다. 이마저도 26건은 센터 운영 초기인 2021년까지 이뤄진 것이다. 이후로는 해마다 0~4건만 감사로 이어졌다.
감사원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불편 신고 센터를 연 바 있다. 2004년에는 ‘기업 불편 신고 센터’, 2009년에는 ‘국민·기업 불편 신고 센터’를 개소했으나 실적 부족 등의 이유로 개편을 거듭해 왔다.
감사원 관계자는 “들어오는 신고 상당수가 사익(私益) 구제와 관련된 내용으로, 이미 (행정 관청의 처분에 대한 별도의) 불복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가 많아 감사원 입장에서 ‘단순 종결’ 처리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감사 실시로 이어진 사례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매년 1만5000건 넘는 제보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한정된 인력으로 모든 건을 처리하기 어렵고, 감사 실시 가능성이 있는 공익 관련 사안은 신고 센터가 아니라 공익·국민감사청구 절차를 통해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감사원의 부실한 제도 운영으로 기업들이 불편·부담 신고가 실제 개선·시정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극히 낮을 수밖에 없어 제도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신고가 단순 종결 또는 이첩·종결되는 경우가 많아 책임 소재도 불명확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기업 불편·부담 신고 사업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지역 기업들의 애로가 실제로 해결될 수 있도록 신고·처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