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질의하며 '조요토미 희대요시'라고 적힌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 photo 뉴스1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국회 국정감사가 13일 총 8개 상임위원회에서 기관장과 증인·참고인을 소환한 가운데 열렸다. 국감 직전까지 출석 대상자를 합의하지 못해 삐걱댔던 여야는 이날 국감 회의장에서 ‘지X’ ’똥’과 같은 저속한 단어를 주고 받는가 하면, AI 딥페이크 영상을 틀다가 회의가 파행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에서는 AI로 제작한 딥페이크(합성 기술을 이용한 가짜 영상) 영상 재생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는 일이 벌어졌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배경훈 과학기술부총리와 이춘석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비밀 회동을 하는 가짜 영상을 회의장에서 재생했다. 김 의원은 “AI 악용과 부작용 사례는 차고 넘친다. 경각심을 일으키는 차원에서 딥페이크 영상을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13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춘석 전 법제사법위원장이 등장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시연했다. (국회방송 중계 화면 갈무리)

이에 여당의원들은 “실제 인물을 특정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배 부총리도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국민들이 보고 계신 국정감사에서 이런 영상이 사실로 오해돼 돌아다닐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후 소란이 계속되다 결국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회의 시작 1시간 15분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이날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는 12·3 계엄을 ‘내란’이라 표현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여야가 욕설을 주고 받았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은 내란이라고 표현했지만, 국민의힘이 법적 판단이 남았다며 계엄이란 표현이 맞다고 지적하면서 소란이 계속됐다.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25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내란당” “왜 지X이야” “내란이 지X이지” 등 상호 비방과 욕설이 오가며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30분 가까이 파행을 빚었다. 또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성일종은 내란을 옹호하고 있잖아” “내란을 내란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냐”라고 고성을 쳤고,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왜 이렇게 발작을 하느냐”고 맞받았다.

상호 비방과 욕설은 황희 민주당 의원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으로 잦아들었다. 이후 한 의원은 “언쟁을 하는 과정에서 거두절미하고 과격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잘못했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체코 신규 원전 수주를 위한 합의 관련 윤석열 정부의 외압 정황 증거를 공개한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10.13/뉴스1

이날 국감장에서 저급한 용어로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일도 있었다. 산자위 국감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맺은 지식재산권 분쟁 해소 합의문의 공개 여부를 두고 여야가 대립했다.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싸놓은 똥을 치워야 하는 입장에서 미국이라는 상대방도 있기에 공개에 신중한 것”이라고 합의문 공개를 반대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고성을 지르며 “이재명 정부가 똥을 싸고 있다”며 공방이 이어졌고, 결국 정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