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군의관 대신 현역병 입영을 택한 의대생이 이미 역대 최다인 28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휴학이 장기화된 의대생들이 대거 군의관 대신 현역병으로 입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육군 50사단 군의관이 산불피해지역인 경북 지역에서 주민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무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2838명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는 2020년 150명, 2021년 214명, 2022년 191명, 2023년 267명으로 매년 100~2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의정 갈등이 시작된 지난해 1363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8월까지 작년의 2배가 넘는 인원이 현역병으로 입대한 것이다. 2023년과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수치다.

올해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는 육군이 1997명(70.4%)으로 가장 많았고 공군 754명(26.6%), 해군 62명(2.2%), 해병대 25명(0.9%) 순이었다.

의대생은 통상 의사 면허를 취득한 다음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근무한다. 그러나 현역병 복무 기간이 18~21개월로 단축되면서 단기 복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된 데다 윤석열 정부 의정 갈등으로 현역병 입대를 선택하는 현상이 확산해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의대생이 급증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현재 군의관 충원률은 정원 2475명 중 현원 2442명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현역병 입영 급증으로 의대생이 군의관으로 임관해야 할 2029~2030년에는 군 의료 인력 공급에 심각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황희 의원은 지적했다.

황 의원은 “정부는 의정 갈등이 남긴 후유증을 정확히 진단하고, 군의관 수급 및 현장 의료 지원 부족 문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선제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