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뉴스1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출연할 예정인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의 방영을 중단하라고 3일 밝혔다. 이날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추석 연휴인 오는 5일 방영될 예정이다. 앞서 주 의원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직후에 이 대통령이 해당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가전산망 복구에 헌신하던 공무원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면서 “공무원은 밤샘 복구하고, 대통령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 예능 프로그램 녹화 촬영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했다. 주 의원은 국정원 화재 이틀 후인 지난달 28일 오후 2시 44분쯤 JTBC에 대규모 경찰 인력이 동원됐다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사진이 있다면서 “딱 봐도 경호 목적으로 적어도 그 시간 전후로 냉장고를 부탁해 촬영이 이뤄졌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했다.

주 의원은 “국가 재난을 막고, 수습할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예능 프로 ‘냉부해’ 방영과 10일짜리 휴가를 즉시 취소하라”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께서 TV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웃으며 박수 치는 모습을 비추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대통령실과 해당 방송사에 프로그램 방영을 전면 보류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재난 수습 시기에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했다는 주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라고 반박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화재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오전 9시 39분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 수석이 출입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공유하고, 이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관련 긴급 비상 대책 회의’를 열고 회의를 주재한 사실 등을 거론했다. 또 주 의원에 대해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그러자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은 사고 이틀째인 9월 28일 17시 30분에서야 정부서울청사에 나타나 공개 회의를 처음 주재했다”면서 “도대체 이틀 간 뭐 하고 있었나. 이것이 ‘잃어버린 48시간’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했다. 이어 “(예능 프로그램을) 언제 촬영했는지 국민 앞에 떳떳이 밝혀야 한다”면서 “법적 조치에는 당연히 맞대응한다. 공론화해 줘서 (대통령실에)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