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세현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인적 개혁을 26일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파’를 두고 “대통령이 앞으로 나갈 수 없도록 붙드는 세력”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세미나에서 정 전 장관은 “대통령이 앞으로 나갈 수 없도록 붙드는 세력이 지금 정부에 있다”며 “이른바 동맹파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또 “이렇게 되면 문재인 정부 시즌2가 된다”고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대통령 주변에 소위 동맹, 자주파가 있으면 앞으로 나간다. 동맹파가 지근거리에 있으면은 아무것도 못 한다”며 “지금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고 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평소 한미 동맹을 강조해 온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또 미군으로부터 전시작전권 환수와 관련해 군 내부에 반발이 있다고 주장하며 안규백 국방부장관을 겨냥해 질타하는 목소리도 냈다. 정 전 장관은 “문민 장관을 보내 군인 장악하라 했더니 끌려다니고 있다”며 “군사분야 합의서 하나 해제도 못하고 이렇게 되면은 이재명 대통령은 바보 된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23년 7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7.27 정전협정 70주년 학술회의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또 이 대통령의 ‘END(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 구상과 관련해서는 “무슨 END라는 멋있는 글자를 만들어 가지고 홍보를 하던데, 대통령 끝장낼 일 있나. 비핵화 얘기를 거기 왜 넣나”라고 질타했다. 정 전 장관은 “‘동결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말하자면 입구 얘기를 해야 되는데 왜 출구에서 잡을 수 있는 결과들을 얘기를 하면서 그것이 잘 됐다고 얘기를 하나”라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의장인 조정식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 외에도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성남 전 외교부 1차관 등도 참석했다.

정 대표는 “외교, 안보, 통일 모두 치밀한 전략이 필요할 때”라며 “이 대통령이 지금 하는 실사구시, 실용주의에 입각한 국익 중심 외교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최근 조지아주 사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논의, 북한의 비핵화 문제 등을 열거하며 “우리 앞에는 경제부터 안보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나하나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남북 관계가 부침을 겪지 않도록 법제화를 통해 국회가 뒷받침하는 것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라며 “평화보다 앞서는 남북 관계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