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 검찰청 폐지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시작으로 이번 정기국회 내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겠다”며 ‘무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검토하고 있다. 21일에는 ‘보수 텃밭’ 대구에서 장외 집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이 장외로 나선 것은 약 6년 만이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21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과제는 명확하다. 첫째 정부조직법을 조속히 처리해 내각 안정과 국정 동력을 확보하겠다”며 “둘째로 가짜 정보 근절법, 사법 개혁 같은 개혁 입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 주장은 사법부 공격이 아니라 국민과 내란 종식을 위한 방어 수단”이라며 내란특별법 추진을 재확인했다.

우선 민주당은 25일 본회의에서 검찰청 폐지, 기획재정부의 예산·정책 기능 분리,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방송통신위원회 폐지 등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검토하며 입법 저지를 외치고 있지만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의 법안 처리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초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3대 특검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이재명 정부 첫 정부조직법 개정에 협조키로 했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개딸 반발에 합의를 파기했고 이후 여야 간 갈등은 더 커졌다.

여야는 서로를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의 입법 독주, 당원 명부 압수 수색 등 특검 수사 확대 등에 맞서 동대구역 앞에서 ‘야당 탄압·독재 정치 국민 규탄 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7만여 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재명이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며 “이제는 하다 하다 대법원장을 제거하겠다며 쓰레기 같은 정치 공작(조희대·한덕수 회동설)까지 감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는 반드시 지금 멈춰 서 있는 이재명의 5개 재판이 속히 다시 시작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재명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향해선 “이재명과 김어준의 똘마니를 자처하고 있다”며 “반헌법적 정치 테러 집단의 수괴”라고 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저는 이재명을 대통령이라 부르지 않는다”며 “유죄 취지 파기환송 재판만 속개되면 당선 무효 아니냐”고 했다.

그러자 정 대표는 페이스북에 “장동혁, 애쓴다”며 “윤석열 내란 수괴 똘마니 주제에 어디다 대고 입으로 오물을 배설하냐”고 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회는 야당의 마당이다. 가출한 불량배를 누가 좋아하겠는가”라며 “내란 옹호 대선 불복 세력의 장외 ‘투정’. 위헌 정당 해산”이라고 썼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내란세력에 관용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22일·25일 각각 대구·대전에서 현장 최고위를 열고, 27일에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여 투쟁 동력을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생각이다. 여야 충돌이 격화되면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민생경제협의체’ 첫 회의는 시작도 못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