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6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당론으로 추진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날 “조 대법원장은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했고, 이날도 원내 지도부 회의에서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가 나왔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 관련해 당 일부에서 강하게 주장하고 계신데, 헌법기관인 의원 개인의 의견인 것”이라며 “당론 차원에서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기표 원내부대표는 “사법부의 독립을 무너뜨리고 법원의 권위를 붕괴시킨 것은 희대의 파기환송심 판결을 한 조희대 대법원장”이라며 “사법부가 졸속 정치 재판과 대선 개입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부대표가 말한 ‘희대의 파기환송심 판결’이란 대법원이 대선 전인 5월 1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선에 대한 2심의 무죄 선고를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을 말한다. 김 원내부대표는 그러면서 “사법부가 내부의 자정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외부에서 단호하게 들어오는 개혁의 칼날을 맞는 것은 숙명”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 그것이 사법부 개혁의 시작”이라고 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지귀연 재판부는 내란 사건을 맡고 있음에도 재판 지연과 형평성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대법원의 책임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내란 재판의 의미와 원칙에 대해 단 한마디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정 질서를 지켜야 할 최종 책임자(조 대법원장)가 침묵하는 동안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법원이 이 대통령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로) 민주당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 했던 시기, 그러다가 대선 결과가 나왔을 시기에 당연히 조희대는 사퇴를 했었어야 맞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그러면서 “(조 대법원장이 탄핵) 대상임은 명백하다”며 “지금처럼 사법부의 권위와 독립성을 스스로 훼손시킨다면 거기(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전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 독립, 법원의 정치적 중립은 조 대법원장 스스로가 어긴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게 맞다”고 했다. 정 대표는 “대법원장이 그리도 대단하냐. 대통령 위에 있느냐”며 “조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습게 보지 마라. 우리 국민들은 이승만을 하야시켰고, 당시 내무부 장관은 사형당했다. 전두환, 노태우씨를 단죄했고, 이명박도 감옥에 보냈다. 박근혜, 윤석열을 탄핵한 국민들”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