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도 현재 강성 보수 유튜버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며 보수 강성 지지층에게 어필하는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본명 전유관)씨가 국민의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다.

전씨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국민의힘 전당대회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반탄파’ 장동혁·김문수 후보와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 4파전으로 진행됐는데, 반탄 후보 2명이 결선에 올랐다. 두 사람은 전씨를 비롯해 고성국·강용석·성창경씨 등 보수 유튜버들에게 면접을 봤다. 이후 최종 당선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6일 당선 소감에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했다.

전씨는 최근엔 “지금 ‘전한길뉴스’ 구독자가 53만명인데, 모두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하면 (현 당원이) 75만명인 국민의힘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27일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관련해 “나는 공천 같은 것을 안 받지만, 설령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받는다 해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나온다면 무조건 양보한다”고 해, 전씨가 이 위원장을 대구시장 후보로 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로 ‘직무 정지’가 되고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리자, 탄핵 반대 시위를 한 강성 보수 유튜버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모인 탄핵 반대 시위대에 보낸 편지에서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했다.

보수 유튜버들이 국민의힘 당내 갈등 상황 등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일도 잦다. 과거 친윤·친한 갈등 국면 때 친윤 유튜브 채널인 이병준TV가 ‘당원 게시판’ 사건을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최근엔 보수 유튜버 ‘신의한수’ 신혜식씨가 지난 1월 ‘윤석열 체포 저지’ 집회 당시 배후에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에서도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치 유튜버들에 대한 공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유튜버 전한길씨에 대해 “부정선거 앵무새, 계몽령 앵무새한테는 먹이를 주면 안 된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도 이날 본지에 “극단적인 유튜버들은 선량한 시민을 선동하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