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지난 28일 전북 익산시 원불교 중앙총부를 찾아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0·30대 남성의 극우화를 주장하는 기사를 공유한 데 대해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030은 민주화된 선진 사회의 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 원장은 지난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거주 경제적 상층일수록 극우 청년일 확률 높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 기사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무력이나 폭력 사용, 규칙 위반을 용인하는 자세 ▲복지에 대해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인식 ▲대북 제재 중시 ▲중국의 보복으로 경제에 타격을 입더라도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 ▲이주민 또는 난민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모두 가지고 있으면 극우라고 정의하고, 20대 남성의 15.7%, 30대 남성의 16.0%, 70세 이상 남성의 10.0%가 극우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은 이 기사를 공유하면서 따로 말을 남기지 않았으나, 지난 22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2030 남성이 이른바 극우 성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24일에도 부산민주공원을 찾은 자리에서 “누구는 2030이 극우화가 안 됐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남성 일부는 극우화됐다”고 했다.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 /뉴스1

이에 대해 이 고문은 30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986년 이후에 출생한 2030 세대는 매우 특별한 시대에 세상으로 던져졌다”며 “세계적으로는 탈냉전 시대였다. 탈냉전은 반공 같은 무거운 금기마저 약화시켰고, 미국 일극의 세계 질서를 열었다. 2030은 생각의 금기가 엷고, 미국적 문화를 자연스레 수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 고문은 이어서 “국내적으로는 민주화, 선진화 시대였다”며 “2030은 민주화된 선진 사회의 의식을 지니게 됐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고문은 그러면서 조 원장이 2030 남성 일부를 극우라고 일컫게 된 경제적 배경에 주목했다. 이 고문은 “경제적으로는 ‘수축 시대’가 2030을 옥죄었다. 한국 경제는 2010년대부터 저성장기에 접어들었다”며 “고도성장기의 ‘팽창 시대’에는 기회가 넘쳐나고 파이가 컸다. 경쟁에서 져도 어딘가에서 내 몫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수축 시대’에는 기회도 줄고 파이도 작아졌다. 경쟁에서 지면 내 몫을 찾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과정의 공정이 몹시 중요해진다”고 진단했다.

이 고문은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면 (경쟁의)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워진다”며 “그런 의식이 2030에게 특별히 강해진 것은 필연의 귀결”이라고 했다. 현 20·30대의 의식은 극우인 것이 아니라 경쟁 과정의 공정을 요구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