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2030 남성이 극우 성향을 보인다”는 발언이 정치권에서 파장을 낳고 있다.

조 원장은 지난 22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20·30대 남성이 70대와 비슷한 성향”이라며 “단순한 보수 성향이라면 문제가 다를 수 있는데, 극우 성향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청년이 자신의 미래가 불안할 때 극우화되는 것이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도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25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 뉴시스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입시 비리 면죄부 논란으로 2030의 반감을 산 당사자가 ‘2030 극우화’를 거론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030세대에서 ‘조국 사면 반대’ 비율이 4050세대보다 높게 나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20·30대 청년들, 70대 어르신들 모두 우리 국민이다. 국민을 나누고 공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2030 청년들이 자기 싫어한다고 매도하고 훈계하려 드는 나쁜 갈라치기 정치”라고 했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자기 비판한다고 멀쩡한 청년들 욕보이지 말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지난 24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2030 남성 전체가 극우화되진 않았다”면서도 “2030의 일부, 특히 남성 일부는 극우화돼 있다고 본다. 그들이 왜 그렇게 됐나 고민하겠다”고 했다.

조 원장은 또 25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2030 일부가 극우화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거짓말이고 현실 회피”라며 “윤석열이 아크로비스타 나올 때 난리 쳤던 일부 사람들, 윤석열 탄핵 이후 건대 인근에서 중국인 혐오 발언했던 사람들은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불평등의 문제를 정치가 적극적으로 해결하면 2030 일부의 극우화도 저지할 수 있다”며 “그것이 저 조국의 역할이자 혁신당의 과제”라고 했다.

그러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조 원장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25일 “2030 남성의 민주당 이탈은 근본적으로는 조국 사태로 드러난 진보 진영의 위선 때문이었다”며 “조 원장은 반성과 사과는커녕 오히려 청년들을 극우로 몰아세우며 자신들의 실패를 덮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조국 사태의 피해자일 수 있는 2030세대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보수로 갈아탄 건 조국 사태 때문” “당사자가 극우화 운운하니 황당하다” 등의 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