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9일 경북 경주시 불국사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공공기관장 인사는 역대 정권 교체기마다 논란이 됐다. 기관장 임기는 정해져 있는데, 새 정권은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을 내쫓고 자기 사람을 넣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집권 초 청와대가 공공기관장 사퇴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형사 사건으로 비화한 것이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산업부·과기부·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장 총 19명에게 사퇴를 강요한 의혹으로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이 기소돼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기관장을 자진 사퇴하도록 하거나, 버틸 경우 개인 비리 몰이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환경부 산하 기관에도 일괄 사표를 받은 일이 벌어졌는데 이 사건으로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신미숙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유죄가 확정됐다. 그랬던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에 기관장 59명을 무더기로 임명했다. 유시춘 EBS 이사장과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이 그런 사례다.

이런 식으로 임명된 기관장 중 상당수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7개월 차 기준, 350개 공공기관 임원 중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가 전체(3080명)의 86.2%인 2655명을 차지했다. 윤 정부가 중반을 넘기면서 임기가 끝난 공공기관장 자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때는 대통령실에서 인사가 적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야권의 한 인사는 “그런 와중에 ‘계엄 사태’가 터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민주당은 ‘공공기관장 물갈이’ 수단으로 ‘입법’을 선택했다. 대통령 임기와 기관장 임기를 맞추는 식인데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는 ‘알박기’로 기관장 교체를 못 하게 했던 민주당이 ‘알박기 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란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통령과 공공기관 기관장 임기 일치 법안의 진정성을 증명하려면 유시춘·김종호 이사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권 인사들부터 즉시 사직시키길 바란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