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로들이 12일 정청래 대표와 만나 “집권 여당은 당원만을 바라보고 정치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대표가 지난 2일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대표로 선출된 후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겠다”며 제1 야당 지도부와 만나지 않는 걸 겨냥한 것이다. 원로들은 “전광석화처럼 추석 전 검찰·사법 개혁을 끝내겠다”는 정 대표에게 “개혁과 혁신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내란의 뿌리를 끊고 한국을 민주주의 반석에 올리는 데 앞장서 달라”면서도 “과격하지는 말아라”라고 했다. 문희상 전 의장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말”이라며 “특히 대통령은 통합에 방점을 찍고 가는데 당은 너무 급하게 몰아붙이자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여야 간) 정치가 멸실된 상황에서 그것(몰아붙이기)만 갖고는 안 된다”고 했다. 김진표 전 의장은 “이재명 정부가 지지를 받는 것은 그 통치 철학인 ‘실용’에 국민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국민은 당원으로만 구성돼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원이 아닌 국민의 뜻을 어떻게 수렴하고 받들 것인가 하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박병석 전 의장도 “윤석열 정부의 정치 실종을 반면교사 삼아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국민의 통합과 공감대가 있어야만 국정의 모든 분야가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용득 상임고문은 최근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면서 “개혁의 속도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가야 한다”고 했다. 이 고문은 “정치라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 하는 것인 만큼, 김대중 대통령의 ‘악마와도 손을 잡으라’는 말씀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다”고 했다.
다만 이해찬 전 대표는 “내란의 수괴급들은 진압했는데 관련자들은 아직 암약하고 있다”며 “당이 끝까지 잘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030년 대선 때부터 대통령을 4년 중임제로 선출할 수 있도록 개헌안을 민주당이 준비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이날 원로들 발언을 수첩에 적기도 했고 마무리 발언에선 “잘 새겨듣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