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고위공직자 특별 강연에서 장관들이 메모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이끈 주역 중 하나로 이재명 대통령의 인터넷 팬클럽을 선정하고 당대표 명의의 1급 포상을 수여키로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유튜브 기반 매체를 출입기자단에 포함시킨 데 이어 언론 및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에 해왔던 정부 광고를 유튜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매체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3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선에 기여한 8142명을 대상으로 ‘특별포상’(1급 포상)을 주기로 확정했다. 포상 대상자는 중앙당 추천 2654명, 시도당 및 지역위원회 추천 5488명 등이다.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당원·비당원·중앙당·시도당 관계자 등인데, 유일한 기관 포상자로 온라인 커뮤니티 ‘이재명 갤러리’가 포함됐다. 1급 포상을 받으면 당대표 명의 상장과 함께 출마 시 공천 가산점이 주어진다. 당 관계자는 “1급 포상은 큰 선거에서 기여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나간다”며 “8000여 명은 지금까지 없었던 대규모”라고 했다.

이재명 갤러리는 디씨인사이드의 하위 게시판 중 하나로, 지지자들이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개설했다. ‘갤러리주인장(갤주)’으로 불리는 이 대통령은 2021년 이 공간에 글을 쓰고 “여러분께서 저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써달라. 못 쓰겠다 싶으면 가차 없이 대체하셔도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 대선 패배 직후 “패배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는 첫 소감을 이곳에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을 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4월 탄핵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민주여성’이라는 커뮤니티가 포상 명단에 포함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시엔 2030 여성이 탄핵 집회 등의 핵심 지지층이었고 상징적 의미로 포상한 것”이라며 “이런 포상은 지지층의 결집 효과를 노린 전략적 판단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포상 수여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커뮤니티에선 “포상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커뮤니티 차원의 상징적 포상”이라며 “별도 수여식이 없기 때문에 표창장을 인쇄해 시도 당사로 전달할 예정인데, 이재명 갤러리의 표창장은 당원존에 전시해 둘 예정”이라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신문·방송사 등 기존 미디어에 집행했던 정부 광고 예산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기존에 집행됐던 신문이나 방송 같은 매체의 광고 효과가 떨어져 가는 것은 사실”이라며 “유튜브 등과 같은 뉴미디어에 정부 광고 확대가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 광고 현황을 보고받고 “정부 광고 대상 매체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할 때”라며 “광고 매체를 시대에 맞게 재구성할 필요성을 검토해 달라”고 지시했다. 정부 광고는 2023년 기준 연간 1조3370억원이다. 정부 광고가 집행된 매체별로 보면 신문과 같은 인쇄물은 19.6%, 방송 25.3%, 옥외 17.8%, 포털 사이트 등 인터넷 25.4% 등이다. 여권에선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특정 신문 등에 정부 광고가 상대적으로 많이 집행돼 왔다며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정부 광고의 일부를 유튜브 등 인터넷 미디어에 배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예컨대 김어준의 ‘뉴스공장’(222만)이나 ‘매불쇼’(269만) 같은 구독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기반 매체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5일 사전 공지 없이 친여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의 ‘뉴스공장’과 ‘고발뉴스’ ‘취재편의점’ 등 세 곳을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에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들의 대통령실 출입 역시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지역 화폐’ ‘청년기본소득’ 등의 도정을 홍보한다는 명목으로 ‘친(親)이재명’ 성향의 인사들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채널에 경기도 광고비를 집중적으로 몰아줬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평소 기존 레거시 미디어의 허위 조작 기사 때문에 자신에게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됐다는 주장을 해왔다. 대선과 총선 때 지지층을 대상으로 “1인 미디어로 활동해 달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땐 친여 성향 유튜브에 여러 번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