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좌진 갑질 논란’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한 여파가 민주당 대표 선거로 이어지고 있다. 박찬대 후보가 현역 의원 중 처음으로 사퇴를 요구한 일을 두고 정청래 후보 지지자들이 “배신자”라며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정 후보는 강 의원을 “동지”로 부르며 박 후보와 각을 세웠다.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주말 열린 충청·영남권 경선에선 정 후보가 박 후보를 약 25%p 앞섰는데, 당원 수가 많은 호남·수도권 경선을 앞두고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 후보 지지자들은 강선우 의원이 지난 23일 사퇴한 직후부터 친여 성향 커뮤니티 등에서 박 후보를 향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며 공격했다. 24일 소셜미디어에는 “이재명 체포 동의안 가결이 떠올랐다” “박찬대는 이낙연이 당한 그대로 당할 것”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지지자들은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건 결국 대통령에게 독” “박찬대가 제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방어했다.

박 후보 측은 박 후보가 강 후보자 사퇴를 이끌어낸 것이 결국 선거 막판 반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당심은 민심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박 후보의 사퇴 요구 직후 강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혔으니 ‘명심’이 박 후보에게 있는 게 확실해졌다”고 했다. 박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지금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동료 의원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정 후보 측은 “박 후보의 사퇴 요구와 강 의원 사퇴가 맞물린 건 해프닝일 뿐”이라며 대세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페이스북에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며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원 이기는 당권 없다”“당원 당심만 믿고 간다”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 의원 사퇴가 누구에게 유리하냐를 두고 양쪽 계산이 복잡한 것 같다”며 “이후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