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후보는 23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올렸다.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강 후보자가 물러나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그로부터 15분쯤 지난 뒤 강 후보자는 자진 사퇴한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랫동안 고민했던 내용을 조심스럽게 올린 것”이라며 “더 이상 미루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지난주부터 대통령실에 강 후보자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 노종면 의원은 “대통령의 인사이기 때문에 무조건 밀어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갖고 있었다”며 “당원들을 계속 만나고 여론을 살피다가 입장 발표를 결심한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박 후보가 대통령실을 비롯한 여권 내 기류를 파악하고 나서 행동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과 원내대표를 지낸 박 후보는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명심’이 자기에게 있다고 강조해왔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박 후보가 아무런 근거 없이 강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하겠냐”고 했다.
일각에선 박 후보가 충청, 영남권 경선에서 경쟁 상대인 정청래 후보에게 크게 지자 여권의 최대 이슈인 강 후보자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박 후보 입장에선 매우 절실한 상황이라 반전을 노린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강 후보자를 감쌌던 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타깝다. 결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잘 헤쳐나가길 바란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