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일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위원장에 ‘대통령 탄핵 찬성파’였던 안철수(4선·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을 임명했다. 안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은 사망 선고 직전의 코마(Coma·의식불명) 상태”라며 “메스(수술칼)를 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혁신위를 꾸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안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대선 백서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혁신위에서는 거의 매주 혁신안(案)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혁신위원 인선에 대해선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 중심으로 구성할 것”이라면서 “7인 정도가 적절한 규모로, 호남 출신 인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12·3 불법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에 이르기까지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을 끼쳐 드렸다”며 사과했다. 이어 “당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할 혁신안을 마련하겠다”며 안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임명했다. 안 의원은 임명 직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힘은 악성 종양이 뼈와 골수까지 전이된 말기 환자의 모습”이라며 “집도(執刀)가 필요한데도, 여전히 자연 치유를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다시 호흡하는 정상 정당으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도 혁신위에서 논의한 뒤 발표하겠다”면서 “그 문제가 대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라고 했다.
안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비판했고, 대통령 탄핵을 찬성했다. 지난 대선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선 4강에 올랐다. 후보로 선출되지 못했지만 김문수 후보 지지 유세에 적극 나서면서 당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안 의원이 최근 전국 민심 투어에 나서자 이르면 8월 열리는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안 의원은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안철수 혁신위는 2020년 국민의힘이 창당한 후 만들어진 세 번째 혁신위다. 2022년 6월 공천 개혁 등을 목표로 최재형 혁신위가 출범했고,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엔 인요한 혁신위가 출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