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4선·서울 마포을) 의원이 15일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면서 사퇴해 공석인 당대표를 7~8월 중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 선출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선 전임 원내대표인 박찬대(3선·인천 연수갑) 의원도 당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박 의원 모두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를 할 때 당 지도부에 참여해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이 김병기 원내대표를 선출하며 새 원내 지도부를 구성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들어간 것이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 민주당 대표로 이 대통령과 한 몸처럼 행동하겠다. 이 대통령과 저는 정치의 방향과 속도가 맞는 동지이자 베스트 프렌드”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이 대통령이 처음으로 민주당 대표가 됐을 때인 2022년 8월부터 2년간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맡아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이날 정 의원 기자회견에는 문정복·임오경·장경태·최기상·박지혜·양문석 의원이 배석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강경파 의원으로 꼽힌다. 정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았다가 지난 13일 당대표 출마를 위해 1년 만에 사임했다. 정 의원이 ‘상임위 위의 상임위’로 불리는 법사위원장을 맡았던 지난 1년간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여러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해 국회 본회의에 넘겼다. 정 의원은 이날도 “내란 세력 척결” “검찰·사법·언론 개혁” 등을 약속했다.
정 의원은 지난 5~6월 대선 캠페인 기간에 민주당 골목골목 선거대책위 광주·전남 공동위원장을 맡아 한 달 동안 주로 호남에 머물렀다. 민주당 당대표 선출 투표권이 있는 권리당원 112만여 명 가운데 33%(37만여 명)가 호남 지역 당원이다. 이 때문에 “정 의원이 일찌감치 차기 당대표 도전을 염두에 두고 호남 당심(黨心) 공략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었다.
정 의원의 경쟁자로는 박찬대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직 퇴임을 앞둔 지난 12일 차기 당대표 도전 여부와 관련해 “주변에 의견도 상당히 많이 있어서 솔직히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만약 정·박 의원이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 맞붙으면 ‘이재명 민주당’ 1기 지도부 핵심(정청래)과 2기 지도부 핵심(박찬대)이 격돌하는 셈이 된다. 새 민주당 대표는 내년 6월 전국 동시 지방선거 공천을 주도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박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될 경우 ‘명심(明心)’이 어느 쪽에 있는지가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결국엔 누가 이른바 ‘더 찐명’인지 가리는 선거가 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