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지난 10일 역대 대통령이 제작한 '대통령 시계'를 포함해 대통령실 선물을 제작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위 사진 왼쪽부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시계. 아래 왼쪽부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의 시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용 대통령 기념 시계를 제작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역대 대통령들은 관례적으로 친필 서명이 들어간 기념 시계를 만들어왔다. 이 대통령은 예산 절감 차원에서 시계를 제작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이 “모두가 자랑스럽게 여기실 수 있는 선물이 되게끔 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시계와 관련해 언론에 일부만 보도되면서 다소 오해가 생긴 듯해 바로잡고자 한다”면서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자연스레 시계 선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꼭 필요할까요?’라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며 “여러 제안을 경청한 끝에, 의미와 실용성 모두 담을 수 있는 선물이 적합하겠다 판단해 가성비 높은 대통령 시계 제작을 지시했다”고 했다. 앞서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이 김어준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통령은 ‘그런 거(시계) 뭐가 필요하냐’고 했다. 나랏돈을 아끼겠다는 의식이 철저하신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 이 대통령은 기념 시계를 제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 대통령이 기념 시계를 제작하겠다고 밝히자 중소 시계 제작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이 중소 업체 제품을 착용하면 금방 소문이 나 품절될 정도로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 기념 시계는 대체로 국내 중소 시계 업체들이 제작을 맡아왔다. 노무현·이명박·윤석열 대통령 시계는 국내에서 3대째 시계 제조업을 해온 중소 업체 ‘로렌스’가, 박근혜 대통령 시계는 중소 브랜드 ‘로만손(현 제이에스티나)’이 만들었다. 문재인 대통령 시계는 1999년 설립된 시계 제조 업체 ‘거노코퍼레이션’이 제작을 맡았다. 시계 업계에서는 이 대통령 기념 시계도 국내 중소 업체를 대상으로 한 ‘제한 경쟁 입찰’ 방식을 통해 제조사가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붕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전무는 “최근 불경기로 업계 전체가 어려운데 ‘대통령 시계’를 만든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큰 상태”라며 “이익이 많이 남는 사업은 아니지만, 대통령 시계를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업체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