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형사소송법·공직선거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 법안들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재판을 정지하거나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의 처벌 조항 일부를 삭제하고,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30명으로 대폭 늘리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과 법조계 일각에선 이 법안들을 ‘이재명 방탄법’이라고 비판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새 정부 출범 직후 ‘입법 독주’란 비판이 일 것을 우려해 법안 처리와 관련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논란의 세 법안 중 형사소송법·선거법 개정안은 민주당 주도로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부의된 상태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지난 4일 법사위 소위에서 심의했으나 전체 회의를 열어 처리하지는 않았다. 세 법안 처리 문제와 관련해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전히 논의 중이고 ‘안 한다’고 공식화할 수 없다”며 “상대적으로 공감대가 넓은 게 있는가 하면 좁은 게 있고 불확실하다”고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대통령 취임을 했기 때문에 헌법 84조에 따라 소추가 정지된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은 6·3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오는 18일로 연기했었다. 조 대변인 말은 법원이 이 재판을 정지하는지 등을 보고 관련 법 개정에 나설지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이 이처럼 법안 처리 속도를 조절하는 것은 이 대통령 취임 직후 그와 관련된 논란성 법안을 무리하게 처리할 경우 “집권하자마자 방탄 입법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서 “내일(5일) 여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려고 하는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는 매우 심각히 우려가 되고 있다”고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삼권분립에 관한 문제들은 충분한 반대 의견도 들으시면서 좀 신중하게 추진해 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