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전 대표는 11일 “국가의 부는 기업이 창출한다”며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곳에 국가가 지원·투자·협력 등 새로운 역할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기업 역할론을 강조하며 정부가 기업을 과감하게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비전 발표회에서 “향후 5년은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다. 멈춰버린 경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경제 외교 상황도 많이 변했고,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첨단 과학기술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제 국가의 경계가 사라지고 경제에 있어 경쟁 활동은 다 기업이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첨단 산업의 경우 글로벌 기업으로 경쟁하려면 초거대 기술력과 자본력이 필요한데, 이는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국가 단위의 관여나 지원, 투자,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 역할을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냉혹한 글로벌 전장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이제 ‘모방’에서 ‘주도’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다만 기업의 이익 창출에 대해선 “그 기업들이 좀 더 공익적이고 합리적으로 (경영을 해야 하며), 그 기업 활동으로 생겨나는 이익을 누군가가 독식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으로 많은 사람이 나눌 수 있어야 되겠다”고 했다. 기업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이익 배분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특정 기업이 다른 나라에 인수합병되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으냐는 논란도 있었다. 그런 기회를 국민이 함께 나누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대가 다시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사상과 이념도 시대의 변화를 막지 못한다”며 실용주의를 재차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2기 체제의 ‘자국 우선주의 세계대전’이 시작됐다”며 “우리 안의 이념과 진영 대결은 우리가 맞닥뜨릴 거대한 생존 문제 앞에 모두 사소한 일일 뿐”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집권 시 어떤 분야에 증세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증세할 것인지 감세할 것인지를 지금 얘기 드리긴 부적절하다”며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