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스1

서울중앙지법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라고 결정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8일 각각 비상 의원총회를 열었다. 요구 사항은 정반대로, 국민의힘은 검찰에 법원 결정을 받아들여 윤 대통령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검찰에 법원 결정에 불복해 즉시항고할 것을 요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와 박범계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인용 관련 '윤석열 구속취소 즉각 항고 촉구 기자회견'에서 검찰의 즉각 항고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김미애·박대출·윤상현·이철규·정점식·조배숙 의원 등은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7일 밤부터 윤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윤 대통령 석방을 기다리며 대기했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 윤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였다.

국민의힘은 8일 12시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신속한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의원총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30명가량이 참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법원이 어제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는데도 검찰이 합당한 이유 없이 석방 지휘를 하지 않고 구속 상태를 지속시키고 있다”며 “사상 초유의 대통령 불법 감금 사태”라고 했다. 그는 이어서 “검찰 수사팀에 경고한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직권 남용에 의한 불법 감금을 저지르고 있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권 원내대표는 “애초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결함투성이 수사 내용을 받들어 무리한 대통령 구속 기소를 강행한 것부터가 잘못”이라며 “이제 와서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해 봐야 결론은 기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우정 검찰총장은 지금 당장 수사 지휘권을 발동해 (윤 대통령) 석방 지시를 하기 바란다. 만약 석방을 하지 않고 질질 끈다면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검찰을 불법 감금죄로 고발하겠다”고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아직 판결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입만 열면 대통령에게 승복하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 본인은 이미 나온 (자신의 유죄) 판결조차 승복하지 않고 있다”고 공격했다. 그는 “(이 대표에 대한) 법원 판결은 거부하면서 (윤 대통령을 석방하지 말라고) 검찰에 몰려와서 행패를 부리는 것이 민주당식 법치주의냐”라며 “내란 몰이, 사기 탄핵의 진상이 드러나기 시작하자 어떻게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등이 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관련 검찰에 즉시 항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기 전까지 국회 내에서 비상 대기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내란 종식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만약 검찰이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를 석방한다면 이는 국민을 배신하고 내란 우두머리에 충성하는 행위”라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서 심 검찰총장에게 국민의힘과는 정반대로 “(즉시항고하지 않는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와 원내부대표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등 민주당 의원 20여 명이 오전 11시 대검 앞에서 검찰의 즉시항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내란 수괴 윤석열 석방은 온 국민이 반대한다” “구속 취소는 내란 동조다. 즉시 항고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검찰에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할 것을 압박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심 검찰총장이 (윤 대통령) 석방 지휘를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강력한 의심을 가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세현 서울고검장(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은 소신 있게 직을 걸고, 형사소송법에 따라서 책임 있게 즉시항고하라”고 했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박균택 의원은 “(검찰이) 즉시항고하면 고등법원, 재항고하면 대법원까지 (가서 윤 대통령) 석방을 미룰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오후에는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당들과 함께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내란 종식·민주 헌정 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후 9시에는 비상 의원총회를 다시 열어, 향후 행동 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