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친문계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13일 만나 “내란 극복 위해 모든 세력들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며 “함께 손 잡고 같이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1시간30여분간의 회담 이후 이 대표 수행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계엄 관련해서는 김 전 지사가 원포인트 2단계 개헌 관련해 지속적으로 말했고, 이 대표가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될 때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국회 본청에서 김 전 지사와의 만남 전 이 대표는 “헌정수호 세력, 내란 극복을 위해 동의하는 모든 세력들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며 “김 전 지사와 함께 손잡고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탈당한 분들을 포함해 민주당에서 등을 돌린 분이 민주당에 돌아올 길이 있어야 한다. 문호가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온라인을 비롯한 오프라인에서 당원들이 당원 중심으로 당원주권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론과 숙의가 가능한 참여 공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김 지사가 말했고, 대표도 깊이 공감했다”고 했다.
또 “민주당의 주요정책에 대해서 필요하다면 민주적 절차 거쳐야 한다. 당 내의 의견 수렴을 거쳐서 민주적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끝으로 헌정수호연대, 민주주의 연대의 폭을 넓혀서 함께 확장해 나가자 최대한 확장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고 했다.
야권에서는 의례적인 만남일 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17‧18‧19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의전적인 절차 이상의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통합에 대해서는 굉장히 자기 나름대로의 콤플렉스가 있는 정당인데, 최근 쓴소리를 하는 이들과 만나 다른 견해를 듣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지사가 이 대표를 만난 뒤에도 옳은 소리를 하기 바란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경기지사는 13일 광주(光州)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김동연, 민주당의 김경수, 민주당의 김부겸 등 다 같이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중심 일극 체제로 흘러가선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이날 ‘5·18 시민군 대변인’ 역할을 했던 고(故) 윤상원 열사 묘소를 찾아 방명록에 ‘광주의 영령이시여, 내란을 종식하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제7공화국을 열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소서!’라고 적었다. 민주당에선 김 지사가 민주당 진영의 본산인 광주를 찾은 것을 두고 “조기 대선이 성사될 경우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려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비명계 양기대 전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 비명계가 중심이 된 ‘희망과 대안 포럼’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정치 지도자들이 연대의 틀을 만들 수 있도록 선도적인 역할을 해내겠다”며 “18일 포럼 출범식을 통해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지사, 김두관·박용진 전 의원 등을 초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