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당 전종덕 의원(왼쪽부터), 김재연 상임대표, 윤종오 원내대표, 정혜경 의원이 작년 12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정국과 관련 진보당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뉴스1

진보당이 개헌(改憲)으로 ‘노동 중심의 자주 평등 제7공화국 건설’이라는 집권 전략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9차 헌법 개정 방향으로 ‘한미 동맹 해체’ ‘주요 기간산업 국유화’ 등을 잡았다. 2014년 헌법재판소가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위헌 정당”이라며 해산 결정을 내린 통합진보당의 명맥을 잇는 진보당은 지난 총선에서 3석을 얻어 원내(院內)에 진입했다.

진보당 홈페이지에 게시된 ‘집권 전략 보고서’를 보면 진보당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체제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제10차 개헌으로 제7공화국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주요 헌법 개정 방향으로 열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진보당은 우선 헌법 1조에 ‘노동 중심의 자주·평등 공화국’임을 명시하고 완전한 토지공개념 도입, 제2의 토지 개혁 단행, 은행·철도·도로·해운·항운·에너지 통신 등 주요 국가 기간산업 국유화, 영토 조항 삭제, 국가보안법의 헌법적 근거 말소 등을 10차 개헌 헌법에 담자고 했다. 진보당은 또 한미 동맹 해체, 불평등한 조약 폐기, 비동맹 자주 국가 선언, 남과 북의 체제 인정, 연방제 방식 통일 조항도 개헌안에 담았다. 진보당의 집권 전략 보고서는 2021년 7월 작성됐지만, 홈페이지에 공개된 것은 비교적 최근 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진보당의 이런 개헌 방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헌법 1조 1항) 등 현행 헌법과 상당 부분 대립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현행 헌법 제3조를 삭제하자는 발상도 개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헌을 하더라도 자유 민주주의 체제 등 기존 헌법의 핵심적 정체성을 깨뜨려선 안 된다”고 했다. 이 보고서에서 진보당은 1단계로 2024년 총선에서 원내에 진출하고, 2단계로 2028년 총선까지 수권(受權) 정당으로 도약한 뒤, 3단계로 2032년 집권한다는 3단계 집권론을 제시했다. 진보당은 작년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단일화로 지역구(울산 북구) 1석, 또 민주당이 주도한 위성 비례 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해 2석 등 모두 3석을 얻어 원내 4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