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지난 달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첫 양자 회담에서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가 양측 ‘비공식 특사’로 나서 회담의 물밑 조율을 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7일 “오래 전부터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은 많았다. 언론의 칼럼도 있고, 여야 할 것 없이 제안을 많이 했다”며 “대통령이 직접 (회담을) 결정해서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 이전까지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해서 성사된 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담 조율은) 공식 라인을 거쳐서 쭉 했다”며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 그런 건 없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함 원장과 임 교수가 각각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메신저로 나서 물밑 대화를 조율해 왔다며 ‘영수회담 막전막후’ 과정을 보도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에 총리 인사 추천권을 주며 “이 대표 수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것 아니냐” “(차기 대선에서)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인사를 대통령실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측은 이에 대해 “차기 총리 인선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던 기존 윤 대통령의 입장과 현재 상황이 달라진 건 없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정치권에서는 “비공식 특사로 막후 협상을 조율했다고 하는 메신저들이 언론사에 먼저 찾아가 자신들을 홍보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나왔다. 앞서 함 원장은 지난 2월 ‘위기의 대통령’이라는 책을 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만류했다”는 책 내용의 언론 보도 자료를 내기도 했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 시절 살았던 서울 서초동 아파트에 함께 거주했던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졌던 신평 변호사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번 회담의 메신저 역할을 맡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