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재명(왼쪽)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만찬 회동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5일 만찬 회동을 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4·10 총선 이후 처음이다. 두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 중식당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30분 동안 만찬을 했다. 중국 술 바이주(白酒) 각 1병씩 마셨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이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고, 조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 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총선 전인 3월 회동에서 강조했던 쇄빙선(조국혁신당)과 본진(민주당) 역할 분담, 우당(友黨) 관계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민주당은 또 두 대표가 수시로 의제에 관계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 법안·정책 내용과 처리 순서 등은 민주당 김우영, 조국혁신당 조용우 정무실장 창구로 협의하기로 했다. 두 대표는 이날 22대 국회 개원 이후 정국 운영 방향, 양당 공조 방안 등을 상당히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관계자는 ‘영수회담 의제, 범야권 연석회의, 특검법 공조, 공동 교섭단체 구성 등과 관련한 대화가 오갔느냐’는 본지 질문에 “독주를 곁들여 3시간 가까이 함께 만찬을 한 것을 보면 그보다 더 깊은 대화가 오갔던 것 같다”고 했다. 야권 일각에선 두 대표가 향후 대선 구상을 두고서도 일부 교감을 나눈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대표는 만찬 전 기자들을 만나 “내가 먼저 연락했다”고 했다. 만찬 의제에 대해선 “특정하게 정해 놓은 것은 아니고 성남시장 선거 때도 우리 조국 교수님의 도움을 받은 일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인연도 아주 길고 이번 선거도 사실 역할을 나눠서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 상황에 대해서도 서로 교감할 것이 있다”고 했다.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조 대표는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 정책 자문단에 참여한 바 있다. 이 대표의 광화문 단식 농성 때도 조 대표가 격려 방문했고, 경기도지사 공관에 조 대표가 와서 식사한 인연도 있다. 이 대표가 ‘아주 긴 인연’이라고 표현한 과거를 함께 회상하며 술자리가 무르익었고, 두 대표는 우정을 재확인했다고 한 야당 관계자는 전했다.

조국 대표는 지난 22일 이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기 전 범야권 연석회의를 만들어 주도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이를 거부했고, 두 당 지지층이 반목하는 분위기까지 나타나자 두 대표가 전격 회동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