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강원 원주 갑의 더불어민주당 원창묵 후보와 국힘의힘 박정하 후보./뉴스1

강원도 원주갑에선 더불어민주당 원창묵 후보와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 사이에 ‘리턴 매치’가 벌어지고 있다. 현재 이 지역 현역 의원인 박 후보는 2년 전 재·보궐 선거에서 원 후보를 약 15%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선 둘의 지지율이 박빙이다. 지역민들 사이에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퍼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응해 여권 지지자들도 결집하고 있다.

초선에 도전하는 원 후보는 1990년대에 원주시의원으로 2선을 했고,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원주시장으로 3선을 했다. 이 지역 정치 경력이20년이 넘는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았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고 이후 제주도 정무부지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을 역임했다. 2022년 이 지역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상임위에서 활동해 왔다.

◇원창묵 “‘폭주기관차’ 尹 저지해야”

민주당 원창묵 후보는 4일 오전 8시 원주시 무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회전교차로에서 시민들에게 아침 인사를 하며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파란 점퍼 차림에 ‘심판! 윤석열 정권’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목에 걸었다. 그는 아내와 함께 교차로 중심에 있는 풀밭에 서서 지나가는 출근길 차량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파이팅!”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강원 원주갑 더불어민주당 원창묵 후보가 4일 오전 원주 무실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아내와 함께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권순완 기자

원 후보는 기자를 만나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아내야 한다”며 “정부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또 재신임을 받는다면, 윤 대통령의 폭주기관차를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대표적인 지역 공약으로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설치를 꼽았다. “한 밤 중에 아이들이 아프면 갈 데가 없다”며 “24시간 소아 응급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대 후보인 박 후보에 대해선 “원주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면장도 (지역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원주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며 “(원주 지역) 국군병원 사업이나 정지뜰 호수공원 사업이 국가 사업인데 모르더라”고 말했다.

또 “박 후보는 원주에 살지도 않다가 (선거) 때만 되면 내려와 시민을 이용하는 후보”라며, 자신은 지역 사회의 ‘일꾼’인 반면 박 후보는 말 뿐인 ‘말꾼’이라고도 했다.

강원 원주갑 더불어민주당 원창묵 후보(맨 오른쪽)가 지난 2일 오전 원주 풍물시장에서 김부겸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원창묵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원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 설치 외에 ▲1군수지원사령부 유휴부지 개발 ▲호수공원· 국군병원 공원화 개발 조기 착수 등을 공약으로 세웠다.

◇박정하 “민주당 때문에 국회 비정상”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원주시 지정면에 있는 물지울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했다. 빨간 조끼 차림에 빨간 장갑을 두 손에 끼었다. 그는 지나가는 승용차와 버스에 양 손을 흔들고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몇몇 시민들은 차창을 내리고 손을 흔들며 응원했다.

강원 원주갑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가 4일 오전 원주 지정면의 물지울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순완 기자

박 후보는 기자와 만나 이번 총선에 대해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난 뒤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국회를 완전히 비정상으로 몰고 갔다”며 “이번 선거는 그런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원주 지역을 위한 핵심 공약으로 ‘첨단 의료기기와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내세웠다. 그는 “원주는 지난 10여년 동안 산업단지가 하나도 구성되지 않았다”며 “미래 세대들이 먹고 살고, 또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원 후보에 대해 “원주판(版)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 후보가 지역 개발 사업을 진행하며 파리떼 같은 (개발 업자 등) 사람들이 꼬였는데, 이것이 곪아있는 것이 많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비리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 후보가 “우물 안 개구리”라고도 했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은 국가의 국책 사업도 유치해야 하고 중앙 정치의 현안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데, 원 후보는 원주에서만 통용되는 인물”이라고 했다.

강원 원주갑 국민의힘 박정하 후보가 지난달 30일 4일 오전 원주 섬강파크골프클럽 봄맞이 행사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정하 후보 선거사무실 제공

박 후보는 의료기기·반도체 산단 조성 외에 ▲GTX-D 원주 연장 적기 완공 ▲제2세브란스기독병원 어린이전문병원 지정 등 공약을 내걸었다.

◇지지율 오차 범위 내 접전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은 박빙이다. 케이스탯리서치가 강원 지역 언론사 5곳(강원도민일보·강원일보·G1방송· KBS춘천· MBC강원) 의뢰로 3월 30일~4월 1일 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원 후보 지지율(43.6%)과 박 후보 지지율(40.9%) 차이는 2.7%포인트로 오차 범위(±4.4%p) 안이다.

원 후보는 30대(59.1%)와 40대(62.8%)의 지지율이 높았고, 박 후보는 60대(73.5%)와 70세 이상(68.0%)의 지지율이 높았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