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2.07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선수 1명이 야구한다고 바꿨다”며 “‘플랜B’로 위성정당 창당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5일 ‘위성정당’ 난립이 우려되는 현행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하자, 국민의힘도 위성정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국민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 제도, 정확히 말하면 자기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선거 제도”라며 “180석 가진 당들끼리 야합해서 이런 제도를 만들려고 든다”고 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입장이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면서도 “우리는 소수당이다.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야구한다면 야구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온라인으로 당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칭)’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국민의미래는 설 연휴가 지나면 공식 출범할 전망이다. 당내에선 4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때처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이 대표를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미래한국당의 경우 불출마를 선언했던 한선교 전 의원이 창당 대표를 맡았다. 민주당이 야권의 위성정당 ‘빅텐트’를 구상 중인 만큼, 야권을 잘 아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여권 위성정당 구성 과정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장동혁 사무총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역할론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그런 추측성 보도들이 맞았던 적이 별로 없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 위성정당 대표설에 대해서도 “검토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4년 전엔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이 미래한국당으로 다수 옮겨 갔다. 정치자금법상 정당에 지급되는 경상·선거 보조금을 20석 이상(교섭단체) 정당,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 5석 미만으로 나눠 차등 배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은 보유 의석수가 적고 불출마 선언을 한 현역 의원은 장제원·김웅 의원 등 몇 명 되지 않아 ‘의원 꿔주기’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