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국회에서 발언하는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튜브 '오마이TV'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암컷이 설쳐”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전 의원에게 이재명 대표 직권으로 ‘당원 자격 6개월 정지’ 징계를 내렸다.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표가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전했다. 통상 당원 징계는 윤리심판원 내부 절차를 거쳐 진행된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 최고위는 당규 제 32조를 근거로 최 전 의원에게 ‘비상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규엔 “당대표는 선거 또는 기타 비상한 시기에 중대하고 현저한 징계사유가 있거나 그 처리를 긴급히 하지 아니하면 당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윤리심판원 절차가 규정된) 제13조, 제25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재명 대표 직권을 발동해야 가능한 징계라는 것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당내 막말과 설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처와 경각심 환기가 필요하다는 최고위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당내 인사 발언이 논란이 되고 당 기강이 해이해지는 일련의 상황이 큰 부담이 되고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위기가 시작됐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이다.

최고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최 전 의원 징계에 찬성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최 전 의원의 ‘짤짤이 발언’ 윤리심판원 재심이 계속 지연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직권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릴 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光州)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사회자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언급하자 “동물농장에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며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김건희 여사와 그의 모친을 언급하며 “짐승들”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 2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코끼리에 빗대 “지금 코끼리가 하는 일은 도자기가 어떻게 되든 암컷 보호에만 열중인 것”이라며 “여기에 현명한 국민들의 댓글이 있었다. ‘한마리도 부담스러운데 암놈까지 데리고 들어가는 바람에’”라고도 했었다.

최 전 의원 발언에 여성계는 “우리 여성들은 모두 암컷으로밖에 보이지 않는가. 우리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존엄한 인간”이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에선 최근 노인을 ‘미래가 짧은 분들’(김은경) 청년을 ‘어린 놈’(송영길)이라고 폄하한 발언이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에게까지 ‘암컷’이라고 지칭하자 당내에선 ‘비하 3종 세트 정당이 됐다’ ‘선거를 어떻게 치를 것이냐’ ‘강경파에 끌려다니다가 다 죽는다’는 비판이 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