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는 없었다’고 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늘 블랙리스트를 만든 사람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 문체부 장관이었던 유 후보자는 국회에 보낸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블랙리스트는 없었다고 답했는데, 홍 원내대표는 신뢰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뉴스1

홍 원내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가해를 당한 분과 가해를 하는 입장하고는 다른 것 아니겠느냐”며 “블랙리스트는 다 겪어본 사람 입장에서 있는 것이고, 만들거나 그런 위치에 있던 사람들은 본인들은 그걸 블랙리스트라고 인지하지조차도 않는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최근 여권 인사들의 자우림 김윤아씨 관련 발언 얘기를 꺼냈다. 그는 “최근 유 후보자가 자우림 김윤아씨와 관련해 한마디 하지 않았느냐”며 “장관 후보자로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국회에 보낸 답변서에서 자우림 김윤아씨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견해를 표현할 수 있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경우 책임도 따르기 때문에 공개적 표현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윤아씨는 오염수 방류 때 ‘지옥’을 거론하는 언급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었다.

자우림 김윤아씨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RIP 지구'라며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썼다./김윤아 인스타그램

홍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윤아씨에 대해 발언하거나 유 후보자가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해당 연예인 입장에서는 굉장한 심리적 부담”이라며 “엔터테인먼트 회사 입장에서는 혹시 세무조사 당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개별 연예인 발언에 대해 저희들도 할 말이 많다”며 “그렇지만 우리 당에서 어느 누구도 이영애씨가 이승만 전 대통령에 기부했다고 해서 크게 당 차원에서 문제 삼거나 하지 않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영애씨는 최근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에 5000만원을 기부했다. 이에 대해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가 나왔는데,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도 이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낼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홍 원내대표는 “이런 분들 발언을 정치권에서 하나하나 문제 삼는 건 그 자체가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