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당내 다선 의원들에게 ‘용퇴’를 요구하자, 대표적인 비명계 다선 의원인 이상민(5선·대전 유성을) 의원이 “본인과 본인 주변이나 잘 챙기라”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과 개인사를 둘러싼 구설을 거론한 것이다.
지난 10일 김 위원장은 당 혁신위 활동을 마치면서 “수차례 의원직을 역임하시고 의회직과 당직을 두루 맡은 분 중에서 후진을 위해 용퇴를 결단하실 분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나서 달라”고 했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여러 차례 의원을 역임하신 분 중 다시 출마를 준비하는 분도 있다. 이분들 역시 불출마 결단을 내려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1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은경 교수가 그런 얘기를 할 입장은 못 된다”며 “본인과 본인 주변이나 잘 챙기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한 행사에서 각 국민의 표의 가치를 남은 수명에 비례해서 주자는 주장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 주장이 “되게 합리적”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헌법이 규정하는 보통·평등선거 원칙에 반하는 주장이기 때문이었다. 이달 5일에는 김 위원장 시누이가 ‘김 위원장이 시부모를 협박하고 재산을 빼돌렸고, 사별한 남편과 불화가 있었다’고 폭로해, 김 위원장 가족과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혁신위 활동을 마치면서도 자신에 관한 논란에 대해서는 직접 답하지 않았다. 이 의원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신상을 둘러싼 이런 논란들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의원은 “선출직은 임기가 딱 정해져 있고, 임기가 지나면 그때마다 유권자들로부터 심판을 받는다. 신임을 받든지 아니면 퇴출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선 용퇴를 요구하는) 속셈이 뭐냐”고 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관련 논란도 언급하면서 “돈 받은 사람들이 다선이냐. 또 가상화폐 한 사람이 다선이냐”고도 했다. 그는 “초선, 재선, 다선을 구별 짓고 분류해서 선과 악을 가를 일이 아니다”라며 “책임 규명할 것이 있다면 그쪽에 집중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이끈 혁신위는 지난 10일 민주당 지도부 선출에서 대의원의 표 가치를 권리당원과 같게 하자고도 제안했다. 현행 제도에서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60표에 맞먹는 것을 감안하면, 대의원제를 사실상 무력화하자는 주장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 방안이 강성 권리당원 지지자가 많은 친명계에 유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혁신위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들의 뜻을 전적으로 수용해서 반영하려 했다”며 “’개딸당’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의원은 “지금 소위 개딸들의 일그러진 팬덤이 과다대표돼 있는, 왜곡돼 있고 폭력적인 당내의 일그러진 정치 행태, 문화를 바로잡는 게 혁신의 일차적인 대상인데, 그거는 놔두고 개딸들의 뜻을 받들어서 개딸당을 지향했으니 당으로서는 (혁신위가) 백해무익에 그친 것”이라고 했다.